• 아시아투데이 로고
[르포]경의선숲길 신수동, 집값 상승 기대감 고조…“집 안팔아요”

[르포]경의선숲길 신수동, 집값 상승 기대감 고조…“집 안팔아요”

기사승인 2016. 05. 25. 17:1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숲길변 3.3㎡당 3000만원 "4000만원 줘도 싫어"…신수1구역 재개발 이주로 매물 없어
신수동
경의선숲길 마포구 신수동 구간 전경. 숲길 건너편에는 서강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다./사진=정아름 기자
서울과 신의주를 이었던 경의선은 일제강점기인 1906년, 한반도 지배와 아시아대륙 침략을 목적으로 개통됐다. 110년이 지난 지금, 복선철도였던 경의선은 전철로 바뀌고 쓸모 없어진 폐선로는 숲길로 재탄생했다. 녹지로 바뀐 숲길 주변 부동산시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로 들뜨고 있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숲길 주변 건물 거래가 없다.”(마포구 신수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

“10명 손님 중 9명이 주택건물을 사려고 온다. 매물 나오면 연락 달라고 하지만 기약은 없는 상태다.”(마포구 대흥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

24일 오후 방문한 경의선 숲길 마포구 신수동 구간(신수동 숲길)은 부동산 거래절벽 상태였다. 지난 21일 숲길 개통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물건을 선뜻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신수동 숲길지역은 전형적인 대학가 원룸촌이다. 숲길 맞은편에는 서강대학교가 자리잡고 있어 학생들 상대로 원룸거래가 주로 이뤄진다. 숲길 양쪽으로는 3~5층 높이의 주택이 길게 늘어져있다. 대부분 꼭대기층에는 주인이 살고 중간층에는 임대를 주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룸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이다. 상가임대료는 3.3㎡당 12만원이고 보증금은 2000만원선에 형성돼있다.

숲길변 주택 건물 시세는 3.3㎡당 3000만원 수준이지만, 최근 1년간 거래가 없어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가격 상승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선뜻 계약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A공인 관계자는 “신수동 숲길변 건물 주인이 3.3㎡당 4000만원을 줘도 팔지 않겠다”면서 “집값이 오를대로 올라야 팔겠다고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B공인 관계자 역시 “3.3㎡당 4000만~5000만원은 돼야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집주인들의 매각 기피와 달리 수요는 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개통한 연남동 숲길이 인기를 끌면서 연남동에 건물을 가지고 있거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이곳 부동산 매물에 관심이 많다. 연남동 숲길과 비슷한 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선점하러 신수동 숲길을 찾은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1분기 연남동 상가 임대료는 ㎡당 2.9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줘 9.3%가 올랐다. A공인 관계자는 “기존에는 원룸수익률이 상가보다 높아 주택건물 위주였지만 숲길개통으로 이곳도 연남동처럼 주택이 상가로 바뀌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신수동 숲길변 주택이 매물 품귀 현상을 빚은 데는 지난해 5월 진행된 신수1구역 재개발 이주도 한몫했다.

신수1구역 인근에 위치한 C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원들이 조합원 물량을 청산한 뒤 신수동 숲길변 주택을 대거 매입해 매물이 전멸했다”고 설명했다. 물량을 턴 조합원들이 노후대비용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주택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치솟은 것. 숲길변주택은 지난해 5월 3.3㎡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급등한 후 현재는 보합상태다. 현대산업개발이 신수1구역을 재개발하는 아이파크(가칭)는 내달 분양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신수1구역도 신촌역·서강대역 역세권으로 교통입지가 좋고 숲길 개통까지 가세하면서 조합원 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