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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격’ 화웨이가 삼성電에 특허권 침해소송 거는 시대

‘중국의 반격’ 화웨이가 삼성電에 특허권 침해소송 거는 시대

기사승인 2016. 05. 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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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가 세계 1등 삼성전자에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포스터치 디스플레이, 풀메탈 유니바디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기술적 두각을 보였던 업체다. 세계 3위에 해당하는 통신장비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유럽과 중동 등지에선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 기업의 기술적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북부 연방지방법원과 중국 선전 인민법원에 삼성전자가 4세대(4G) 이동통신 업계 표준과 관련된 특허 11건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이 화웨이 특허를 사용해 얻은 이익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겠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삼성전자는 맞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승호 삼성전자 IP센터장은 이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법적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화웨이의 속내는?

업계에선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로 부진한 미국시장 성적을 꼽는다. 화웨이는 최근 2년간 중국·유럽·중동·아프리카에선 가파른 점유율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미국에선 좀처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IT 기업의 ‘백도어’(정보를 뒤로 빼내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탓이다.

실제로 화웨이는 중국 내수에 집중해온 샤오미·비보·오포·메이주 등과 달리 해외매출 비중이 60%에 달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P8’과 ‘메이트S’가 유럽 시장에서 호성적을 거둔 덕분이다. 지난해 서유럽 고가폰(400~500유로)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60%대다. 북유럽 지역에서의 스마트폰 출하량도 전년 대비 114% 증가한 346만대를 기록했다.

중국·유럽 지역에서 성장곡선을 그리면서 지난해엔 삼성전자·애플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휴대폰 출하량 1억대를 돌파했다. 1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졌다. 홍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분기(1~3월) 2840만대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3% 증가한 수치다.

화웨이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미국 시장 공략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미국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 2위에 해당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만 따지면 1위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라며 “보급형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다른 지역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격세지감’ 반응

화웨이의 소송제기에 국내 전자업계에선 ‘격세지감’이란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IT업계 종사자는 “최근 수년간 놀라운 기술 발전을 이룬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화웨이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매출액의 14%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해왔다. 삼성전자의 지난 3년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은 평균 7.1%다. 특허신청 건수도 화웨이가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와 삼성전자가 소송전에 돌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한다. 화웨이가 삼성에 바라는 ‘보상’은 현금이 아니라 삼성의 ‘기술’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화웨이의 지적재산권 담당자는 외신에 “현금보상 대신 삼성의 기술을 이용하는 권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두 회사가 교차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해 화웨이와 애플이 자사 보유 특허를 각각 769건, 98건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IT 전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물밑작업에서 삼성이 기술 공유에 응하지 않자 화웨이가 협상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낸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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