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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열전]‘금융공학 1세대’ 김한 JB금융회장, 과감한 M&A로 성장 가도

[금융CEO열전]‘금융공학 1세대’ 김한 JB금융회장, 과감한 M&A로 성장 가도

기사승인 2016. 0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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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 1세대’. 김한 JB금융지주회장을 소개할 때면 언제나 따라붙는 수식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김 회장은 은행권 CEO 가운데 유일하게 공대출신이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밟고,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서 일하며 10년을 보냈다.

제조업체에서의 인연은 길지 않았다. 배운 지식을 살리고 싶었지만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진 거대기업에서 전공은 무의미했다. 김 회장의 눈에 새롭게 들어온 분야는 금융업이었다. 복잡한 파생상품 등을 개발하는 금융업이야말로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 적합해 보였다.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뛰어든 김 회장은 이후 대신증권 상무를 거쳐 메리츠증권 부회장, KB금융지주 사외이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승승장구했다. 재무제표에만 의존하는 다른 CEO들과는 달리 공학도답게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강점이었다.

2010년 김 회장은 지역은행 중 제주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작았던 전북은행의 전문경영인으로 추대됐다. 대주주인 삼양사 오너의 일가라는 점에서 행장으로 적합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화려한 경력이 논란을 잠재웠다.

김 회장이 행장으로 부임할 당시 전북은행은 자산규모가 7조원에 불과해 웬만한 저축은행보다도 몸집이 작았다. 외환위기로 쓰러진 다른 시중은행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성장을 자제한 탓이다.

김 회장은 이 정도의 자산규모로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쉽지않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몸집 부풀리기에 나섰다. 2011년 우리캐피탈을 인수한 데 이어 전북은행보다 몸집이 큰 광주은행까지 품으며, 중견 금융지주사 체제를 완성시켰다. 투자은행(IB)에서 쌓은 노하우로 인수전에 참여할 때마다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JB금융의 총자산은 2013년 지주출범 이후 6배 가까이 급증한 41조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올 1분기 385억원을 기록, 2014년 1분기(155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진출을 꺼렸던 수도권시장 확보를 다시 추진했다. 기업수가 적은 지역특성상 수도권 진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수익이 안나는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남은 인원을 수도권으로 보냈다. 현재 수도권내 위치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지점수는 43개에 달한다.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JB우리캐피탈은 첫 해외진출지로 베트남을 택한데 이어 12월에는 미얀마 소액대출 사업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올초에는 전북은행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늦어도 7월께 전북은행에 편입될 예정이다.

김 회장이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핀테크다. 금융의 미래가 비대면 채널로 가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금융권 최초로 ‘핀테크 경진대회’를 열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JB금융은 올해 이 대회의 첫 번째 우승업체와 손잡고 P2P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한 상태다.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지만 JB금융은 여전히 지방금융회사 중에서도 작은 축에 속한다. 취약한 산업구조에다 인구까지 적은 지역기반은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로 작용한다. JB금융이 현재에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금융업의 보수성을 거부하며 언제나 승부수를 띄우는 김 회장의 다음 선택지에 JB금융의 미래가 달렸다.

◇김한 회장 프로필

△1954년생 △경기고·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삼일회계법인 입사 △동부그룹 미국 현지법인 사장 △금융감독위원회 기업구조조정위원 △메리츠증권 부회장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전북은행장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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