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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반기문 ‘대권 도전’ 긍정 신호

[투데이포커스]반기문 ‘대권 도전’ 긍정 신호

기사승인 2016. 05. 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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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후 국민으로서 역할 고민"
"대선후보로 거론 고맙게 생각"
반기문 사무총장 관훈포럼 모두발언<YONHAP NO-2397>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포럼 행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친 뒤 내년 1월 1일에는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할 지 고민, 결심하겠다”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설에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오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드디어 대선 출마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1년 여 만에 한국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반 총장은 이어 “제가 대통령을 한다는 말을 안했는데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지는 않았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73세인 나이가 대통령을 하기엔 고령이라는 지적에는 “제가 1년에 하루도 아파서 결근했다거나 감기에 걸려 쉰 적도 없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정계에서는 반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반 총장을 두고 ‘유만(油鰻·기름장어)’이라고 부른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시절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을 기름장어처럼 요리 빼고 저리 빼며 잘 빠져 나가면서 생긴 별명이다. 기름장어 별명처럼 반 총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제기된 대선 도전설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표시하지 않았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지도해달라. 가족간에도 (대선출마에 대해)이야기가 달라 뭐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신의 대선 도전이 ‘가능성’에서 ‘사실’로 바뀌는 것을 경계했다.

유엔 사무총장의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고 하지만 국내 정계에서는 ‘대선 후보 반기문’에 술렁이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뚜렷한 대권 후보가 없는 새누리당은 반 총장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충청 출신의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반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 반반으로 본다”면서 “출마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결코 안 하고 있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외교관으로 적합한 성품을 갖고 있어서 진흙탕 정치에 발을 들여놓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반신반의했다.

반 총장은 여야 어느 쪽에도 강한 색채를 나타낸 적이 없다. 오히려 여당보다는 야당 쪽에 더 인연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의 반기문이 있기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수고와 노력을 잊지는 않으셨으리라’며 ‘봉하마을부터 방문하시라’는 글을 올렸다. 반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4·13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반 총장을 향해 “(대선에) 뜻이 있다면 정체성이 맞는 정당을 선택해 당당하게 도전하라”고 말했다. 정계에서는 반 총장이 드디어 김 대표의 발언에 답변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고 기대하고 있다.

반 총장은 이날 방한해 엿새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제주포럼, 유엔 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 등에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공식 일정이 없는 날에는 서울에 체류하며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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