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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강덕수·윤석금·현재현, 무리한 과욕이 파국 불렀다

무너진 강덕수·윤석금·현재현, 무리한 과욕이 파국 불렀다

기사승인 2016. 0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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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행이 유력해지면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재계 13위 그룹을 만든 강덕수 전 STX 회장의 신화가 완전히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총수의 무리한 사세 확장과 도덕적 해이가 그룹의 몰락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등이 비슷한 전철을 밟았던 만큼 ‘기업인의 책임감’과 ‘합리적 경영시스템’이 재계 전반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전환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집행유예 이후 재기를 노리겠다는 강 전 회장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쌍용양회의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한 강 회장은 외환위기 때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이를 인수해 STX중공업을 세웠다. 강 회장은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STX조선과 팬오션을 인수했고 에너지와 건설 등으로 확장하며 자산총액 24조원이 넘는 재계순위 13위 기업의 총수로 부상하는 신화를 써나갔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사업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무리한 사세확장과 과도한 투자로 쌓인 부채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강 회장과 더불어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총수로 불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신사업으로 시작했던 태양광 사업은 부진했고 건설사를 인수해 외형을 부풀리려 했지만 경기 침체로 위기에 봉착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서울저축은행 인수까지 겹치며 윤 회장의 과욕은 결국 웅진그룹 전체를 몰락 위기에 몰아넣게 됐다.

윤 회장은 CP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법정 공방을 마치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경영 일선에 복귀했지만 재계 서열 30위권에 머물던 때와 비교하면 초라한 모습이다. 특유의 온라인 방문 판매 등을 내걸고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윤 회장은 두 아들에게 경영 전반을 맡기고 재기를 꿈꾸고 있다.

한때 재계 10위까지 올랐던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도 마찬가지다. 과거 시멘트·섬유·가전·증권 등 30여개 계열사를 거느렸던 동양은 200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부진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 역시 무리한 사업 확장과 투자가 화근이 됐다. 자금난이 가중되자 현 회장은 회사채를 발행하며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결국 ‘불완전판매’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보유중이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된다. 최 회장의 경영 시절, 김영민 전 사장을 CEO로 재선임했는데 업계에서는 이 결정이 현재 한진해운의 위기를 몰고온 오판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사장은 씨티은행에서 20여년간 근무한 뱅커 출신으로,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으로 화물이 증가하자 한진해운이 직접 운영하는 배뿐 아니라 용선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총수들의 사세 확장과 오판이 회사를 무너뜨린 발단이라는 데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다. 업황을 살피는 통찰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대에 나섰다는 측면에서다. 다만 무리한 투자냐 아니냐는 결국 결과론적일 수밖에 없다는 옹호적인 입장과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잘못된 ‘대마불사’ 믿음이 화를 불렀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은 “STX나 웅진·동양 등은 업황을 살피지 못해 무너진 측면이 크다”며 “체질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지 않고 계속적인 확장에만 몰두한 과욕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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