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흘만에 黃 총리 만난 반기문 총장…대권행보 수위 조절

사흘만에 黃 총리 만난 반기문 총장…대권행보 수위 조절

기사승인 2016. 05. 26. 21:2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터키 이어 제주포럼서 재회
潘 "글로벌 현안 지속협력 기대"
黃 "유엔과 인도적 지원 협조"
총장과 총리의 대화<YONHAP NO-2865>
26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면담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황교안 국무총리는 2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자주 보니 정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날 제주포럼이 열린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반 총장과 약 3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서도 만났다. 사흘 만에 다시 만났다. 반 총장은 전날 증폭된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의식한 듯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여서 두 사람의 만남에 이목이 쏠렸다.

황 총리는 “바쁘신데 제주포럼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가 큰 성과를 거둔 것에 축하드린다”며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2030 지속가능 개발의제 이행 등 국제 사회의 관심 사안에 대해 유엔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 총장은 “한국 측이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 등을 위해 기여한 데 이어 세계 인도지원 정상회의에서도 구체적인 공약을 통해 실질적인 기여를 해준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주요 글로벌 현안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황 총리와 반 총장은 면담에서 대선 관련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적지 않은 정치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총리가 현 정부 최고 실세 중 한 명인데다 전날 반 총장이 자신의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이 지난 25일 중견언론인 모임 관훈클럽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임기 종료 후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가서 고민, 결심하겠다”고 말하며 ‘반기문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반 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출마 선언으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아침 전·현직 외교부 인사들과의 조찬 자리에서도 자신의 발언이 과잉 해석됐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황 총리와의 면담을 앞서 제주포럼 기조연설에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쏟아냈다. 반 총장은 “북한은 더 이상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어 “남북 간 우호적 관계는 평화를 영구화시키는 데 있어 전체 지역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이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또 개인적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수위조절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홍문표 새누리당 사무총장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방송(S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까지 그 분의 성장 발전 또 지금 여러 가지 활동하시는 면을 볼 때 새누리당의 성향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야당의 움직이는 걸 보면 상당히 겁을 먹는 것 같다. 우리 당에 오시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 총장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만든 장본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지 않나”라며 “그럼에도 여당의 후보가 된다면 정체성의 논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부겸 당선인은 “만약 국내 정치에 발을 들여놓더라도 특정 세력에 업혀가서는 전망이 어두울 것이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으로서는 (반 총장을) 대권 후보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에서 아무리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비박(비박근혜)에서 과연 어떻게 할까 하는 문제가 있고 야당과 언론·국민이 검증했을 때 북풍한설을 견뎌낼 수 있을까도 숙제로 남는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으로 떠났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오는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로터리세계대회에 참석한 뒤 안동 하회마을을 찾는다. 반 총장은 이튿날 유엔 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 일정을 끝으로 6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미국 뉴욕으로 떠날 계획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