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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해운업계 용선료 협상 부진한 이유는

[기자의눈]해운업계 용선료 협상 부진한 이유는

기사승인 2016. 05.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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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누리
산업부 문누리 기자
최근 해운업 및 금융업계엔 현대상선 용선료 개별협상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졌다. 현대상선의 협상 전략이 노출돼 난항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본격적인 협상 전부터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에게 20~30%대의 인하율을 요구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협상단을 꾸려 출국하기 전부터 세부 전략이 누수된 것이다. 이후 인하율은 28.4%대로 굳어졌다.

해운업계에선 ‘말이 곧 계약이자 법’으로 통한다. 그만큼 업계 종사자들은 협상 전략과 일정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용선계약 등 1대1 계약의 경우 관계 기업간 세부 계약 내용은 대외비에 해당돼 다른 곳에 알릴 수 없다. 계약 내용이 알려질 경우 다른 계약자와의 협상시 자칫 불리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해외 선주들이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돌입을 두려워하면서도 용선료 협상 타결 카드를 선뜻 내지 못하는 이유다. 용선료 인하율이 ‘28.4%’로 공공연히 알려진 상황에서 협상이 타결된다면 해당 선주에게 선박을 빌린 다른 해운사도 용선료를 이와 비슷하게 조정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 현대상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가결한 7000억원 규모 조건부 출자전환이 구체적으로 알려지면서 해외 선주들은 ‘버티기’에 들어갔다. 한국 정부 및 채권단이 현대상선 지원에 나서 법정관리를 막아보겠다는 신호를 줘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 협상에 느긋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 누출에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간 이어온 협상을 아직 매듭 짓지 못했다. 한진해운도 최근 용선료 협상 첫 시도에서 선주 시스팬에게 공식적인 거절을 받은 상태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기한이 30일께로 미뤄진 가운데 남은 일주일간 개별협상이 순조롭게 진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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