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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 전 검사장 검찰 출두 “참담하다…내가 책임질 부분 책임질 것”

홍만표 전 검사장 검찰 출두 “참담하다…내가 책임질 부분 책임질 것”

기사승인 2016. 05. 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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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
27일 오전 홍만표 변호사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출두하고 있다./사진=김범주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 변호를 맡았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가 2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오전 예정된 출석시간보다 10분 정도 이른 9시 5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홍 변호사는 “저를 둘러싼 각종 의혹 사항에 대해서 제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되도록 수사에 최대한 협조를 하겠다”며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몰래 변론’ 상당부분이 해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부동산 업체를 통해서 수임료를 탈세했다는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퇴임 이후에 변호사로서 주말이나 밤늦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까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 부분도 검찰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 업계가 어려운데 검찰 퇴직 이후에 왜 유독 본인에게만 그렇게 사건이 몰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름 열심히 일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또 “정운호씨 원정도박 변론 맡으셨을 때 검찰에 영향력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영향력 행사는) 전혀 없다. 제가 오히려 영향력 행사 그런 거를 안 할라고 몇 명의 변호사들하고 같이 협업을 하고 그래서 그런 절차를 취했기 때문에 영향력 행사 그런 거 있을 수 없다”라며 “제 나름대로 많은 의견서 제출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래서 나름대로 변호사로서 변론의 범위 내에서 열심히 일했던 거로 그리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특수통 검사로써 특수부 조사를 받게 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이게 뭐 참담합니다”라며 “제가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서 조사를 받게 됐는데 뭐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제가 감당할 부분은 제가 감당하겠다. 다만 저 외에 사건 의뢰인이랄까 제 주변의 가족들, 저로 인해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제가 그 부분도 모두 감당을 하고 제가 모든 걸 감당하고 그렇게 가겠다”며 다시 한 번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본인 소유의 오피스텔이 왜 그렇게 많은지”를 묻는 질문에 홍 변호사는 “그것도 충분히 조사를 받겠다”고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이날 홍 변호사를 상대로 변호사법 위반 및 조세포탈 혐의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할 분량이 많다.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홍 변호사의 조사를 마무리한 뒤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조사가 끝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는 2013∼2014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검찰 등에 ‘구명·선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로부터 수임료로 1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했으나 정 대표는 최근 검찰에서 그보다 더 많이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고액 수임료의 쓰임새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된 상태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부부, 강덕수 전 STX 회장,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 김광전 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등의 비리 사건에서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고액의 ‘몰래 변론’을 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를 상대로 이렇게 취득한 수익을 축소 신고하거나 누락해 세금을 탈루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홍 변호사가 실소유한 부동산업체 A사의 역할도 조사 대상이다. 그는 A사를 통해 오피스텔·상가 등 10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사가 불법 수임료 ‘세탁·은닉 창구’로 쓰인 게 아닌지, 이 과정에서 탈세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고등학교 후배로 알려진 ‘법조 브로커’ 이민희씨(56·구속)와의 대질 신문도 진행할 전망이다. 이씨는 정 대표에게 홍 변호사를 소개해준 인물이다.

특히 두 사람은 이씨가 지명수배를 받고 도피 중인 동안에도 수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돼 서로 말을 맞췄거나 증거인멸을 모의한 정황이 없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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