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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대형 조선사, 중소 조선사의 노사 신뢰 배워라

[취재뒷담화]대형 조선사, 중소 조선사의 노사 신뢰 배워라

기사승인 2016. 05. 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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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진해조선소 전경
STX조선 진해조선소 전경.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STX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중소 조선사들이 줄줄이 구조조정 태풍에 휩쓸리고 있습니다. 매각협상이 결렬된 SPP조선이 곧 그 뒤를 따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일감은 말라 버렸고 그나마 나오는 발주는 중국에서 저가 수주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면초가에 빠진 중소 조선사들에게도 한줄기 서광은 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 협력이 그 중 하나입니다.

2008년 9월 수주 잔량 기준으로 세계 4위 조선소에 올랐던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부터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 55척, 약 3조원 규모의 일감이 남아 있지만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면서 이들 선박 중 일부는 발주 취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SPP조선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SPP조선 매각을 추진 중인 채권단은 삼라마이더스(SM)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매각 대금 등을 놓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결렬 됐습니다. 추후 재매각에 나서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SPP조선은 2014년 5월 이후 약 24개월째 추가 수주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중소 조선사의 회생에 큰 힘이 되는 이가 바로 근로자들입니다. 지난 25일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이 STX조선의 법정관리를 논의하던 날 STX조선 노조는 “회사를 살리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풍전등화 형국의 회사를 살리는 데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겁니다.

창사 이래 단 한번도 파업을 해 본 적이 없는 SPP조선도 같은 마음입니다. 인수협상에서 필요하다면 지금 인력의 25% 정도를 더 줄이는 방안도 수용할 수 있으니 회사만 생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근로자들의 마음입니다.

성동조선해양 노사는 최근 긴급 특별위원회를 열어 ‘노사 위기극복 결의문’을 채택 했습니다. 노사가 모두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공동운명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정상화를 위한 활동에 서로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게 골자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영업활동 지원을 통해 수주절벽 국면 타개에 나서고 대내적으로는 안전·품질·납기 준수에 힘써 선주들과의 신뢰를 한층 더 두텁게 다져 경영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는 결의도 진행 했습니다.

대형 조선사들과는 다른 행보입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량해고 중단을 위해 분과별로 아침 출근투쟁 및 점심시간 선동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는 대형 조선사들이 임단협을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배경입니다.

노사 신뢰와 협력이 보장 된다는 것은 수주 활동에 있어서 긍정적입니다. 발주사로서도 노조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도 지연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업황이 너무 안 좋다 보니 대형 조선사들도 1년치 일감 정도밖에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중소형 조선사들이 수주 절벽에서 과연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 입니다. 상황이 더 나은 대형 조선사 노사는 중소 조선사들이 위기 속 어떻게 뭉치고 협력하고 있는 지를 벤치마킹 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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