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 영화 뭐지?”…감독이 던진 미끼에 ‘곡성’은 아직도 해석 전쟁중

“이 영화 뭐지?”…감독이 던진 미끼에 ‘곡성’은 아직도 해석 전쟁중

기사승인 2016. 05. 28. 17:3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사진 = 영화 '곡성' 스틸컷]


초여름 극장가에서 관객몰이 중인 영화 '곡성'은 내용의 해석을 둘러싼 논쟁으로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곡성 결말 해석', '곡성 깔끔 해설', '곡성 총정리' 등 영화 '곡성'의 내용을 분석한 글들이 넘쳐나고 해당 글에는 반론과 공감의 댓글도 수없이 달리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극중 등장인물인 무명(천우희)과 외지인(구니무라 준)의 존재가 인간인지, 초월적인 존재인지와 누가 선하고 누가 악하냐이다.


여기에 무속인 일광(황정민)은 과연 어느 편인가라는 문제가 뒤따른다.


'곡성'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한 것은 영화 후반부에 기존의 이야기 흐름과 상반되는 내용이 나와 관객들을 당혹게 만들기 때문이다.


'곡성'은 조용한 마을에 외지인이 나타나고서 연이어 발생한 괴이한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다.  

파출소 경찰관인 종구(곽도원) 앞에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무명(천우희)은 사건의 범인이 외지인(구니무라 준)이라고 말하고서는 홀연히 사라진다.


종구는 자신의 딸마저 사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아파하자 외지인을 찾아 헤매고 급기야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불러들인다. 무속인 일광 역시 외지인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하지만 마지막 30분가량을 남기고 영화는 일광과 무명의 입을 빌어 앞선 내용과 모순된 정보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영화에 출연한 무명 역을 연기한 천우희는 시나리오를 읽고서 "대혼란을 느꼈다"고 말했고, 외지인으로 나오는 구니무라 준은 "영화를 논리적으로 풀면 안 된다"고 지적할 정도다.


영화의 이 같은 애매함은 일단 감독이 의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 영화 '곡성' 스틸컷]


나홍진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상업영화와 연관지어 설명한 바 있다.


"제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상업영화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각자가 다른 인간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가 상업영화의 기본일 것인데, 그러면 각자 보고 싶은 대로 이해한 것이 다 맞다고 하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어떻게 믿든지 간에 그 생각이 다 옳을 것이다."


그는 관객들이 어떻게 보든 그 근거를 다 찾을 수 있도록 편집을 교묘하게 했다고 했다.


일광이 종구의 딸을 살리고자 외지인에게 살을 날리는 굿을 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장면에서 일광이 굿하는 장면, 딸이 괴로워하는 장면, 일광이 굿하는 장면, 외지인이 제사를 벌이다 괴로워하는 모습이 차례로 반복해서 나온다.


보는 사람에 따라 일광의 굿으로 인해 딸의 증상이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또는 외지인이 내상을 입는 것으로 읽힐 수가 있다.


전찬일 평론가는 "'영화의 의미가 뭐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이 '곡성'의 최대 강점"이라며 "논란이 일어나게끔 한 것은 나홍진 감독이 영화를 잘 만들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내용이 모호하다고 해서 해석이 열려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곡성'의 모호함은 정리가 덜 된 것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