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9개월 만에 또 사망사고, 서울메트로 뭐했나

[기자의눈]9개월 만에 또 사망사고, 서울메트로 뭐했나

기사승인 2016. 05. 30. 06:0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lip20160529115914
사회부 김범주 기자
최근 서울 지하철 2호선 승강장에서 안전문(스크린도어)을 수리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서울메트로의 부실한 안전 관리 책임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메트로 측은 이번 사고가 스크린도어 오작동을 신고 받은 작업자가 혼자 점검에 나섰다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작업자가 선로 쪽에서 작업을 진행 중인데도 지하철 운행은 계속됐다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관리 소홀로 인한 어이없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는 것과 이번에도 메트로가 사고방지를 위해 만든 메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작업자가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은 강남역에서, 2013년 1월은 성수역에서 비슷한 사고가 났다.

성수역 사고 이후 메트로 측은 스크린도어 작업시 정비 매뉴얼(정확하게는 표준작업절차서)에 △스크린도어 점검 때 2인 1조로 출동할 것 △작업자 도착시 운전실·역무실에 통보할 것 △작업 전후 안전표지판을 부착하고, 기관실이나 운전자나 외부 작업에 대해 안내할 것 등의 내용을 보강했다.

하지만 불과 9개월 만에 같은 일이 벌어졌다. 메뉴얼을 숙지하고 협력업체 작업자들을 관리·감독했어야 할 메트로는 이번에도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사망한 작업자를 상대로 ‘어떤 작업을 위해 역에 왔는지’ ‘근무수칙대로 실제 2명의 작업자가 작업하러 왔는지’ ‘작업일지를 작성했는지’ 등 매뉴얼에 명시된 확인 대상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처럼 임무를 방기했던 메트로의 뒤늦은 해명은 “용역업체 직원이 역무실 등에 보고하지 않아 작업하는 동안 열차가 운행됐다”였다. 결국 ‘내 잘못은 아니었다’는 식이다.

메트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스크린도어를 보수하는 담당 자회사를 세운다고 한다.

메트로가 자회사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인지 몰라도, 자체적으로 만든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는 수준이라면 과연 사고 재발 방지를 담보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