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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 간 반기문‥대선 질문엔 “허허”

하회마을 간 반기문‥대선 질문엔 “허허”

기사승인 2016. 05. 2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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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 자택 찾아 주목 식수
"대선·정치 얘기 일절 없어"
인사하는 반기문<YONHAP NO-2278>
29일 오후 안동 하회마을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서애(西厓) 류성룡 선생의 뜻을 기리겠다는 반 총장은 대권과 관련된 질문에는 미소만 보이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반 총장은 자신의 하회마을 방문 이유에 대해 “서애 선생의 숨결, 손결, 정신이 깃든 곳에서 그의 나라사랑 정신, 투철한 공직자 정신 등을 기리며 모두 함께 나라의 발전을 위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찾았다”고 말했다.

류성룡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재상으로 활동하며 탁월한 리더십으로 국난극복을 위한 국민단합을 이끌어낸 인물로 평가된다. 반 총장이 외교 활동을 통해 임진왜란 극복에 앞장선 류성룡 선생을 부각한 이유는 대표적인 외교 관료인 자신을 ‘현대판 류성룡’으로 어필하고자 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오후 12시 50분경 하회마을에 도착한 반 총장은 제일 먼저 양진당(養眞堂)을 찾았다. 양진당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친형인 류운룡의 고택이다. 반 총장은 양진당을 살펴본 뒤 도로를 마주한 류성룡 선생의 자택 충효당(忠孝堂)으로 자리를 옮겼다.

충효당에서는 경북도와 하회마을이 준비한 주목(朱木)을 기념식수했다. 대통령 등 국가 수반에게만 허용되던 기념식수를 반 총장이 직접 한 것은 물론 주목을 선택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 총장이 식수한 주목 바로 옆에는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기념식수한 구상나무가 있다. 하회마을 측은 “주목은 나무 중의 제왕으로 4계절 내내 푸름을 유지하는 장수목이자 으뜸목”이라며 “반 총장의 건승을 기원하며 주목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충효당에 들어가며 방명록에 “유서 깊은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을 찾아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 나가기를 빕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반 총장은 충효당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 내외, 권영세 안동시장, 류상붕 풍산류씨 양진당 대종손, 류창해 충효당 종손, 류왕근 하회마을 보존회 이사장 등과 비공개 오찬을 했다. 류 이사장은 식사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반 총장은 대선이나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고, 해서는 안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취재진이 이번 방문이 대권 도전과 관련이 있냐고 묻자 “허허”라며 짧게 웃은 뒤 자리를 피했다.

하회마을에는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반 총장을 보기 위해 오전부터 취재진과 관광객이 몰렸다. 반 총장은 환호하는 관광객의 손을 잡아주거나 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시민들에게 친절한 모습이었다.

반 총장은 하회마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경북도청 신청사로 이동해 금강송을 기념식수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경주에서 열리는 유엔 NGO 콘퍼런스 환영 만찬에 참석한 후 다음날인 30일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뉴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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