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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여태껏 타본 차들이 모두 부질없어졌다’...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타보니

[시승기]‘여태껏 타본 차들이 모두 부질없어졌다’...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타보니

기사승인 2016. 05.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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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E-Class Exclusive
사진-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E-Class-Interior-1
여태껏 타봤던 차들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졌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클래스 때문이다. 멋스럽고 똑똑한 차다.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멋이 있다. 정확하면서도 융통성 있는 지능을 갖췄다.

지난 24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클래스를 체험하기 위해 인천 왕산 마리나를 찾았다. 이날은 메르세데스-벤츠가 10세대 E-클래스를 공개한 날이다.

새 E-클래스는 사실상 E-클래스보다는 S-클래스에 가까운 외관을 하고 있었다. 9세대 모델부터 희미해지기 시작했던 ‘안경 쓴 얼굴’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었다. 안경 쓴 얼굴 디자인은 E-클래스만의 특징으로 유명하다. 양쪽에 두 개씩 네모난 헤드램프를 박아 넣어 흡사 안경을 쓴 사람 얼굴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안경 쓴 얼굴을 대신해 S-클래스의 샤프한 얼굴이 그대로 옮아왔다. S-클래스는 ‘스페셜한 차종(Special- Class)’의 약자다. 이름부터 특별한 차의 얼굴을 닮아 그런지 전작보다 훨씬 특별해 보였다.

전작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외관 특징은 캐릭터라인이다. 헤드램프 끝에서부터 시작된 수평선이 앞문과 뒷문 손잡아를 지나 트렁크까지 이어진다. 긴 수평선이 창문 위와 아래를 구분하면서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풍긴다. 전 모델에서 봤던 뒷바퀴 휀터 바로 위 곡선이 사라졌다. 풍성한 허벅지 근육을 연상시켰던 곡선이 없어져 역동적인 분위기는 줄었지만 아쉽지는 않았다. 고전적인 직선이 S-클래스를 닮은 얼굴과 잘 어울렸다. 역시 S-클래스를 꼭 빼 닮은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보닛 위에 올려 놓은 고풍스러운 세꼭지 별, 창문 가장자리를 두껍게 감싼 크롬 장식이 고전적인 멋을 더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E300 4MATIC 익스클루시브 모델이다. 보다 젊게 디자인된 아방가르드 모델이었다면 평가가 달랐을 수 있겠다. 아방가르드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 전면에 거대한 세꼭지 별이 박혀 있다.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가보면 반전의 연속이다. 고풍스러운 외관과 달리 세련미가 강하게 풍긴다. 첨단 중에서도 최첨단 기기들이 정갈하게 배치돼 있다. 먼저 계기판과 공조 시스템 모니터가 하나의 LCD 디스플레이로 연결돼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운전대 뒤에 커다란 태블릿 PC를 얹어 놓은 느낌이다. 간결해보인다. 이색적이다. 특이하다. 운전자 선호에 따라 속도계 등의 모양을 조절할 수 있다. 속도계 옆에 내비게이션을 놓을 수도 있고, 속도계만 볼 수도 있다.

실내에는 무드등도 있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상을 채도와 명도에 따라 60가지가 넘게 선택할 수 있다. 실용성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옵션이다.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과 함께라면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작은 운전대 양쪽에 설치된 터치패드나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다이얼 또는 터치패드를 이용하면 된다. 익숙한 사용자가 아니라면 적응에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흠이다.

주행모드는 에코-컴포트-스포츠-스포츠 플러스의 4가지 옵션을 지원한다. 에코에서 스포츠 플러스로 갈수록 차가 거칠어진다. 차가 거칠어지는 만큼 운전의 재미도 올라간다. 전세계적인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제작된 2.0리터 직렬 4기통 터보 엔진에서 나는 소리가 심상치 않다. 전작에 비해 확실히 소리가 두툼하다. 아주 조용한 차를 원하는 운전자라면 다소 귀에 거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코스는 왕산 마리나에서 인천공항 전망대를 왕복하는 15㎞ 구간. 워낙 거리가 짧은 탓에 주행성능을 한껏 체험해보지는 못했다. 이날 시승은 E-클래스의 자율주행 기술 체험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E-클래스는 거의 완전체에 가까운 자율주행 성능을 갖췄다. 컴퓨터처럼 정확하고 사람처럼 유연하다. 앞차가 멈추면 따라 멈추고 출발하면 따라 출발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룸미러 쪽에 탑재된 레이더가 앞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읽는다. 그림자처럼 앞차를 따라갈 수 있다. 앞차가 코너를 돌면 똑같은 코스로 코너를 돈다.

주차 보조 시스템은 놀랄 정도다. 이쯤 되면 ‘보조’라는 말은 겸손에 가깝다. 손 하나 발 한번 까딱할 필요 없이 차가 알아서 주차한다. 전면주차, 후면주차, 평행주차 모두 자유자재다. 주차한 자리를 빠져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빠져나가기 어렵겠다 싶은 상황에서도 이 기능을 켜면 어느 새 차가 도로 위에 올라와 있다.

이 차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6560만~7800만원이다. 아쉽게도 다양한 편의사양은 모두 옵션이다. 옵션비용은 아직 확정 전이다. 전문가들은 1000만원 내외를 예상한다.

딱 한번만 타보면 여태껏 타봤던 모든 차들이 부질없게 느껴질 것이다. 고민 중이라면 일단 체험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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