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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 놓고 지주-증권 ‘온도 차’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 놓고 지주-증권 ‘온도 차’

기사승인 2016. 05.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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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대형화 추세 속 증자 필요성↑
5000억 이상 확충땐 자본금 3조 훌쩍
"수천억 투자로 수익성 낼지 미지수" VS "대형IB 도약엔 불가피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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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의 자본 확충안을 놓고 금융지주와 증권사 간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IB)로 도약하기 위해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 신한금투의 입장이나, 금융지주의 입장은 다르다.

자본 확충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그 만큼의 수익성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만큼, 연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금융권 안팎의 분석이다.

30일 신한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실무진 선에서는 신한금투의 유상증자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나, 사실상 정해진 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며 “연내에 할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신한금투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신한금투는 증자 필요성을 지주 측에 꾸준히 건의해왔다. 증권사들의 연이은 인수·합병(M&A)으로 초대형 증권사들이 등장하자,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대두돼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대우증권을 품으며 자기 자본 7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했다. KB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모회사인 KB금융지주의 지원으로 현대증권을 인수해 자본금이 1조원도 채 되지 않았던 중소 증권사가 4조원대로 우뚝 섰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도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고 있다.

현재 신한금투의 자기자본금 규모는 2조5000억원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 이상을 확충할 경우, 자본금 3조원 이상의 한국형 투자은행(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전환된다. 자기자본 3조원을 갖춘 한국형 IB는 프라임브로커(PBS)·기업신용공여 등의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으며,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비율의 규제로 제한된 파생상품 등의 판매를 늘릴 수 있다.

다만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수익성이 보장될 지는 미지수다. 한 회장이 고민하는 것도 이 점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은행’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굳이 리스크가 높은 금융투자업에 수천억원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과연 신한금투가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 설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1조원대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던 미래에셋증권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재무 건전성 악화 및 주가 하락이 우려되는 만큼 주주들이 흔쾌히 유상증자를 승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회장의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사업 지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회장 재임 기간 신한금융지주는 매년 높은 수익을 내며 국내 1위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한 회장이 평소 마무리가 잘돼야 재임 기간 5년이 다 잘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도전에 한 수를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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