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살해범, 묻지마 살인 가능성…‘처음 본 사람 살인’

경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도와 줄 사람 없어 자수"

30일 오전 9시 1분께 서울 수락산 60대 여성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씨(61)가 서울 노원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 김병훈 기자

서울 수락산 60대 여성 살해범이 첫 번째 만나는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를 투입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백경흠 서울 노원경찰서 형사과장은 30일 오후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김씨가 ‘(산에서) 첫 번째 만나는 사람을 상대로 살해키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백 과장은 또 피해자 A씨(64·여)의 부검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사인은 자창이고 좌측 경동맥·기도·식도 절단으로 추정된다”며 “김씨의 점퍼와 범행에 쓰인 흉기에서 피해자의 DNA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16일 상계동의 한 시장에서 흉기를 구입했으며, 사건 발생 전날인 28일 오후 10시께 산에 올랐다. 그는 산에 오를 당시 첫 번째 만나는 사람을 상대로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김씨는 강도 살인죄로 15년간 복역 후 올해 1월 출소했으며 일정한 장소 없이 노숙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과거 구속되기 전 노원구에서 공공근로를 한 경험이 있어 범행 현장 주변을 잘 알고 있었다.

백 과장은 김씨는 자수하게 된 동기에 대해 “(김씨가) ‘도와 줄 사람도 없고 돈도 없어서 포기하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자수 배경을 전했다.

경찰은 ‘묻지마 범죄’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백 과장은 “피의자의 진술에 모순점이 있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피의자 면담조사를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29일 오전 5시 30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입구 부근 등산로에서 A씨를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께 노원서를 찾아 자신이 A씨를 직접 살해했다고 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