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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행복나눔 생필품은행’

[칼럼]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행복나눔 생필품은행’

기사승인 2016. 06. 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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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국세청 (청장 최진구) 직원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전지방국세청은 지난 주 저소득층을 위한‘행복나눔 생필품은행’을 열어 본격적인 사랑 나눔에 들어갔다. 이 생필품은행은 대전청 중앙 현관에 마련됐다.


 ‘행복나눔 생필품은행’은 말 그대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통해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사회운동이다. 대전청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쌀, 라면, 비누, 생리대, 치약 등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을 구비해 놓고 어려운 지역 주민이 가져다 쓰도록 했다.


 최진구 청장은 생필품은행 개점식에서“이번 일을 계기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손길이 확산되기를 바란다.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데 대전지방국세청이 앞장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지역 주민들에게 기쁜 소식이다.


 대전청이 이런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게 된 동기는 안타까운‘생리대’이야기다. 한 학생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신발 깔창을 쓴다는 가슴이 찢어지는 얘기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직원들이‘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동참한 것이다.


 교회에서 교인들이 쌀이나 물건을 가져다 한 곳에 두면 이를 필요로 하는 지역 주민이 가져다 쓰도록 한 다는 얘기는 어쩌다 한 번씩 들었지만 국가기관, 그것도 친근감 보다는 약간 부담감을 주는 국세청에서 이런 선행을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동이 더 크지 않을 수 없다.


'행복나눔 생필품은행’은 대전청에서 시작했지만 전국의 국세청으로, 국세청 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대 적용되면 좋을 것이다. 어려운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고, 국가 기관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국세청하면 세금만 거둬간다는 것으로 각인된 경우가 많은데 직원들이 성금을 내서 생필품은행을 열었다는 것은 국세청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보게 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작은 선행을 통해 국민들에게 한 발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가정이나 사무실에 쓰지 않는 물건, 남는 물건이 있게 마련이다. 쌀이 남을 수도 있고, 휴지가 남을 수도 있다. 라면, 세제, 치약은 물론이고 양말이나 수건 등도 여분이 쌓일 수 있다. 이럴 때 고민하지 말고‘행복나눔 생필품은행’에 맡겨 요긴하게 쓰인다면 그 자체가 행복일 것이다.

 
 우리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고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쓴다는 것은 극단적인 얘기 일수 있지만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 연탄이 없어 불을 넣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기요금, 통신요금 내는 게 힘든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어려움이 곳곳에 많다는 얘기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크고 많은 게 아니다. 작지만 날마다 있어야 할 것들이다. 생필품이다. 작은 나눔으로 이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을 조금이라도 던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라면을 한 박스 기부한 사람은 나눠서 기쁘고 이를 맛있게 먹은 사람은 도움을 받아서 기쁘다. 살맛나는 세상이다.


 최근 들어 기부가 줄고 있다고 한다. 나누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생활이 어렵다보니 주변 사람을 돌볼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연말연시가 돼야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기업과 일반인들이 늘어나는 데 요즘처럼 뜨거운 여름에는 나눔도 소강상태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소리를 들으려면 국민소득도 3만 달러 이상 올라가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눔을 얼마나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다. 선진국의 나눔은 상상을 초월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나름대로 나눔과 기부, 사회공헌을 삶의 일부로 실천하고 있다. 내가 가진 물질을 좋은 데 잘 써보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도 나눔이 생활화 돼야 한다. 나눔은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인데 이보다 더 좋은 사랑의 실천은 없다. 쌀이 없어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사람에게‘밥 굶지 말고 꼬박꼬박 밥 해먹고 다녀’라고 말한다면 이는 위로가 아니라 모욕일 것이다. 따뜻한 손길로 이런 모욕을 없애야 한다.


 대전청의‘행복나눔 생필품은행’은 작은 시작이지만 앞으로 직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과 상공인들로부터도 큰 호응이 있을 게 분명하다.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대전청의 이 운동이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고, 그들을 위로해서 강퍅한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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