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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가습기 살균제 검찰 수사 이대로 끝나나

[기자의눈] 가습기 살균제 검찰 수사 이대로 끝나나

기사승인 2016. 06.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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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_이진규
사회부 이진규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검찰이 지난 1월 말 이번 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나선지 5개월 만이다.

검찰은 지난 24일 노병용 전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비롯한 롯데마트 관계자 3명을 기소했다. 또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 등 홈플러스 관계자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달 중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도 판매를 강행해 다수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혐의로 존 리 전 옥시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고 이번 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소비자들의 목숨을 잃게 한 기업으로는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외에도 SK케미칼, 애경, 이마트 등이 지목됐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거세다. 시민단체연합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SK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균제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을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SK케미칼이 국내 가습기 살균제 원료 대부분인 PHMG와 CMIT, MIT를 공급해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피해자 중 92%의 목숨을 앗아가거나 크게 다치게 하고도 사과조차 않는 SK케미칼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또 SK케미칼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등은 국내에서 옥시 제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지만, CMIT나 MIT 등을 원료로 한 제품에서 폐섬유화 등 독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수백 명의 소비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또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산소 호흡기를 착용한 채 생활해야만 했다. 검찰이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책임자들을 기소한 것은 나름의 성과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검찰이 이번 사건 수사를 제대로 했다고 평가받기 위해선 아직까지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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