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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커플’ 렌터카 보험사기…엄마 목소리 흉내내다 들통

‘미성년 커플’ 렌터카 보험사기…엄마 목소리 흉내내다 들통

기사승인 2016. 06. 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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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학년생인 김모(18) 군은 1년 전 곽모(19·여) 씨를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반년 넘게 연상연하 커플 관계를 이어오던 두 사람은 올해 3월 렌터카를 이용해 속초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두 사람 모두 운전면허증이 없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엄마 스마트폰에 있는 렌터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 군은 전화 한 통만 쓰겠다며 엄마에게 스마트폰을 빌려 집안 화장실로 들어갔다. 렌터카 앱을 켠 뒤 스마트폰 케이스에 꽂혀 있던 엄마의 면허증과 신용카드로 손쉽게 차량을 빌릴 수 있었다.

신용카드 사용 내역 문자메시지를 스팸 처리했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렌트비용으로 엄마 계좌에 채워놓으면 그만이었다.

앞서 김 군은 이런 식으로 여덟 번이나 렌터카를 이용한 적 있었다.

사고는 기분 좋게 속초 여행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터졌다.

3월 18일 오후 5시 20분께 경기도 하남시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앞서 달리던 차를 들이받았다.

피해 차량에 탔던 운전자 등 3명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그동안 엄마를 속인 게 들통날 위기에 처한 김 군은 겁이 났다.

만 21세가 안 되면 렌터카 사고의 보험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던 김 군은 한 가지 꾀를 냈다. 여자친구에게 자신의 엄마 목소리를 흉내 내서 보험 처리를 접수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곽 씨의 연기 실력은 김 군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성년자들이 교통사고를 내고 운전자를 바꿔치기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 같다'는 보험회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두 사람은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김 군을 컴퓨터 사용 사기와 사기미수, 곽 씨를 사기 미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서에 불려온 김 군은 반성했지만 후회하기엔 너무 늦은 때였다.

김 군과 곽 씨는 사고가 난 날로부터 닷새 뒤에 헤어졌다고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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