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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윤주임님, K9, 권선배님…‘각양각색’ 금융 CEO 별명

[취재뒷담화]윤주임님, K9, 권선배님…‘각양각색’ 금융 CEO 별명

기사승인 2016. 06.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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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윤복음 기자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에게 별명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윤 주임님’입니다. 워낙 꼼꼼한 성격으로 업무 처리를 한다고 해서 ‘주임’이라는 별명을 붙였다는 군요. 이 별명을 몰랐던 한 직원도 ‘주임님’이라는 소리를 듣더니 “왜 그런 별명이 붙여졌는지 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 회장은 회계사 출신답게 ‘숫자’로 말하길 좋아하는데다 2002년 국민은행에서 재무전략본부 부행장을 하기도 했으니 은행내 모르는 업무가 거의 없겠지요. 게다가 수시로 업무를 체크하기 때문에 직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통 은행들의 직급 체계는 ‘주임-계장-대리-과장-차장’ 순으로 돼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말단인 주임을 별명으로 붙여준 데에는 그만큼 막내처럼(?) 일을 한다는 속뜻도 있겠지요.

직급을 별명으로 가진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은 꽤 있습니다.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은 ‘서 대리’로 통했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전 우리은행장)도 ‘황 대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평소 성격이 꼼꼼하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별명은 K9입니다. ‘광’의 영문 이니셜 K와 ‘구’를 영어로 합성해 만들어진 별명입니다. 또 최고급 사양으로 만들어진 기아차의 K9에 빗댄 표현이기도 하죠.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우리은행을 ‘강한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실적도 좋아졌지만, 연초 이 행장이 임원급들과 함께 추운 겨울 바다로 나가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면 질주하는 K9처럼 불도저 같은 면모도 있는 것 같습니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마더와 리더십의 합성어인 ‘마더십’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지만, 직원들끼리 권 행장을 얘기할 땐 보통 ‘선배님’이라고 합니다. 1978년 입행해 약 30년 가까이 기업은행에 근무하면서 이미 직원들 사이에서는 행장이나 CEO보다 ‘선배님’이라는 호칭이 더 편하다고 하는군요.

은행권 CEO들의 각양각색 별명은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내부 조직 문화도 엿볼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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