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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롯데비자금 조성 막후 역할 정황

신영자, 롯데비자금 조성 막후 역할 정황

기사승인 2016. 06. 3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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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이사장, 아들이 지분 보유한 회사 대신 운영하며 배당 챙겨
검찰 "자회사 '끼워 넣기' 주로 비자금 조성 통로로 악용돼"
롯데그룹 본사 2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이 수천억원대로 추정되는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막후 조력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운호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면세유통업체 비엔에프(BNF)통상의 최대주주는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씨(49)이지만, 실제는 신 이사장이 장씨를 대신해 회사를 경영하면서 급여 배당 등을 챙긴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장씨가 근무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수년간 약 100억원의 급여가 지급됐던 사실이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돈이 신 이사장에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 이사장을 소환해 집중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다음달 1일 오전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롯데면세점 입점 대가로 부당한 금품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신 이사장의 아들 장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BNF통상과 롯데면세점 입점 컨설팅 및 매장 관리 위탁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 같은 계약을 근거로 정 전 대표는 면세점 입점 등을 청탁하기 위해 10억~20억원의 금품을 신 이사장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면세점 입점 로비와 관련한 수사에서 장씨가 건강을 이유로 회사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은 사실, 근무하지도 않은 회사에서 배당금과는 별도로 수년간 100억원의 급여를 받아온 사실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자금이 사실상 BNF통상을 운영하는 신 이사장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검찰은 BNF통상이 네이처리퍼블릭과의 ‘컨설팅 계약서’를 위조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이 파악한 2014년 양측의 컨설팅 계약은 ‘롯데면세점 입점’으로 대상이 한정돼 있었는데, 이를 국내 모든 면세점으로 바꾸고 날짜도 2015년으로 고쳤다. 일반적인 컨설팅 계약인 것처럼 보이게 해 롯데나 신 이사장과의 연관성을 흐리려 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롯데가 대행사처럼 자회사 등을 ‘끼워 넣기’하고 이익을 남기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끼워 넣기’를 하는 기업들은 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통로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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