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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뜬 장님’ 산은, 대우조선 분식회계 못잡아

‘눈 뜬 장님’ 산은, 대우조선 분식회계 못잡아

기사승인 2016. 06. 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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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4억4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선한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이 기업의 분식회계를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 개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이상치 등급이 오히려 오르는 등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문제가된 이후인 올해 1월 산은에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 강화를 요구했다. 이에 산은은 지난 4월 4억4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했다. 또 재무이상치 등급이 4~5등급을 받은 기업에 대한 론모니터링과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내규를 수정했다.

올해 4월 시스템 개선 이전에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이상치 등급은 2012년 2등급, 2013년 5등급, 2014년 4등급으로 나타났고 감사원도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산은의 경영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4월의 시스템 개선 이후 같은 재무상황을 입력했음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재무이상치 등급은 2012년에서 2014년까지 모두 3등급을 받아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현재 산은은 50억 초과 여신을 보유한 4~5등급의 기업을 대상으로 ‘론 모니터링’ 또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한다. 3등급 기업은 ‘조치대상 외’로 분류돼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민 의원은 “대우조선은 새로운 시스템에서 ‘조치대상 외’로 분류돼 분식회계를 검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은 해당 회사의 재무상황을 시스템에 입력하고 이익조정 분석·매출채권·재고자산·선수금 등의 요소를 분석, 동종업계의 평균적 재무비율과 괴리 정도를 파악해 분식회계의 단서를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회계사가 감사 시 1차적 실시하는 ‘분석적 검토’를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이다.

민 의원은 “현재 회계법인에 의존적인 우리나라의 구조에서는 아무리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을 정교화 하더라도 은행이 스스로 분식회계를 방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감독기관이 은행들의 재무이상치 분석 자료를 취합·분석·판단해 의심가는 기업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기존 시스템에서는 전 제조업을 공통으로 분석해서 조선업 등 수주산업이 상대적으로 결과가 안 좋게 나왔었는데 이번에 업종별로 세분화해 분석했다”며 “대우조선의 회계법인이 2013~2014년 재무제표를 수정한 점이 반영된 것도 등급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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