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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망하는 카드사 나온다더니…

[취재뒷담화]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망하는 카드사 나온다더니…

기사승인 2016. 0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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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증명
“가맹점 수수료 인하폭이 과도해 이대로 가다가는 망하는 카드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올해 초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다는 소식에 카드업계 관계자가 우려섞인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일부 중소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 위기를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는 의미에서였죠.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 상반기 카드사의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엄살을 떤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카드사들의 우려는 올해 1월 말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수수료를 각각 0.7%포인트씩 인하하는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인하로 연간 약 6700억원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죠.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신한·하나·KB국민·우리카드의 순이익은 총 608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073억)보다 9억원 늘어났습니다. 수수료가 인하됐지만 순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셈입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3552억, 388억원으로 각각 1.0%, 252.4% 증가했습니다. 반면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1533억, 609억원으로 각각 9.2%, 19.6% 감소했습니다.

카드사들은 일부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수익 감소분을 메꾸기 위해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였습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수익원인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의 영업을 강화했습니다. 영업 강화에 힘입어 카드론 취급액은 지난해 말 3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카드론의 금리가 20%를 훌쩍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맹점 수수료 인하분을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개선된 카드사들의 실적을 보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카드사들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카드사들이 직면한 위기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가 아닙니다. 정체된 시장 속에서 장기적인 성장동력이 없다는 게 진짜 위기입니다. 카드사들이 단기적으로 비용절감을 통해 눈앞의 실적을 유지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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