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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잔치 벌인 KEB하나은행 ‘파격인사’, 내부 반응은?

인사 잔치 벌인 KEB하나은행 ‘파격인사’, 내부 반응은?

기사승인 2016. 0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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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전체 직원 1만5000명의 6%에 달하는 1000명을 승진시키는 ‘인사 잔치’를 벌였지만 내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하나은행 출신들은 ‘보통 한 번에 200~300명인 승진 규모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라며 고무된 모습을 감추지 않았지만, 외환은행 출신은 ‘은행통합으로 두 번의 정기인사를 거른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라고 하기엔 무리’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모양새다.

승진인사를 놓고도 양측간의 팽팽한 기싸움이 여전한 배경에는 전산통합 완료 등으로 물리적 통합이 마무리된 것과 달리 양측간의 화학적 결합 즉 연봉테이블, 직급 조정에서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하나보다 직급 단계가 2배 많은 외환의 경우 승진자 비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같은 부장 승진이라도 하나보다 외환이 최고 5~6년 늦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선 화학적 결합을 바탕으로 한 양측간 신뢰가 쌓이기 전까진 불협화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KEB하나은행이 실시한 1000명의 승진 인사에서 하나은행 출신보다 외환은행 출신 비율이 높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직급에 상관없이 고객 수익을 가장 많이 낸 직원과 영업 실적이 뛰어난 직원 등을 초고속 승진시키며 은행권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있다. 지난해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하면서 공식 출범한 KEB하나은행은 현재까지 양 은행의 급여와 직급을 통일시키지 못했다.

실제 하나은행 출신들은 행원-대리-과장-차장-관리자로 5개 직급 체계를 갖고 있는 반면, 외환은행 출신들은 계장(6·5급)-대리-과장-차장대우-차장-부점장(3급B·3급A·2급·1급) 등 총 10개의 직급 체계로 나눠져있다.

외환은행 출신들의 승진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환은행 출신들은 하나은행 출신 직원들보다 약 5년 늦게 지점장을 다는 셈이다.

특히 2014년부터 통합을 이유로 외환은행의 승진 인사는 사실상 실시되지 못했다. 2년만에 처음으로 실시된 승진 인사는 ‘당근’이 아닌 ‘당연한 인사’였다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이처럼 양 은행의 화학적 통합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번 함영주 행장의 ‘파격 인사’를 두고 향후 직급 통일을 위한 ‘복선’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함 행장은 앞서 연내 양 은행의 노동조합을 통합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가 통합되면 임금과 직급체계 통일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향후 외환 출신들이 직급 통일에 반발하더라도, 이미 시행한 초고속 승진자들이 있기 때문에 반발 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포석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어도 양 은행의 화학적 결합은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환과 하나 출신의 승진 과정이 너무나 달라 승진 규모로만 따져볼 수는 없다”며 “외환 출신들이 승진이 늦을 수밖에 없는데도 ‘우대 인사’처럼 보이고 있는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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