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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美국무 “北 실질적 결과 따를 것”…이용호 외톨이 신세

케리 美국무 “北 실질적 결과 따를 것”…이용호 외톨이 신세

기사승인 2016. 07. 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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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들, 만찬장서 이용호 외면
만찬장에서 마주친 남과 북<YONHAP NO-0013>
25일 오후(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찬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입장하던 중 북한 이용호 외무상과 마주치고 있다. 둘은 서로 의식하지 않은 채 엇갈려 지나갔다. / 사진 = 연합뉴스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6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실질적인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ARF를 통해 처음으로 다자외교에 등장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 상황을 느끼며 쓸쓸한 데뷔전을 치렀다.

케리 장관은 이날 현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이러한 행동들에 ‘실질적인 결과’(real consequences)가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한다는 것이 우리의 단호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지금까지 내가 참석한 거의 모든 회의에서 거론된 주제는 북한의 도발적이고 매우 우려스러운 행동에 대한 것”이라며 “북한의 행동은 (동북아) 지역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와 안보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 측의 냉랭한 반응은 전날 각국 외교장관이 참석한 만찬 행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케리 장관은 이 행사에서 만찬장을 돌며 각국 장관들과 인사를 나눴으나 북한 이 외무상과는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반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는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잔을 부딪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했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윤 장관에겐 냉랭한 태도를, 이 외무상에겐 친밀감을 표현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만찬장에서 케리 장관 외에도 이 외무상에게 말을 붙이는 참석자는 거의 없었다. 이 외무상은 좌우에 앉은 파푸아뉴기니·파키스탄 외무장관과 몇 마디 주고 받았으나 대부분의 시간 동안 혼자 식사를 했다. 영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5월 취임 이후 첫 다자외교에 참석한 만큼 적극적인 사교에 나설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이 외무상은 ARF 기간 동안 개최국인 라오스와 미얀마에 방북을 요청했으나 양국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겸 외교장관은 이 외무상과의 만남 자체도 주저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북측은 이 외무상의 고위급 인사 면담을 위해 현재도 라오스 정부에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무상이 28일까지 라오스에 체류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우리 정부가 ARF 회원국들로부터 북핵 저지에 대한 공감대를 얻으며 북측은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관련 내용을 ARF 의장성명에 포함시키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북측 대표단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할 것인가’라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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