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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우 높이뛰기’ 우상혁, 짝발이지만 괜찮아…“노력은 배신 않는다”

[인터뷰] ‘리우 높이뛰기’ 우상혁, 짝발이지만 괜찮아…“노력은 배신 않는다”

기사승인 2016. 07.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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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어릴 적 교통사고로 양발의 크기 달라
올해 자신의 최고 기록 경신하며 리우 본선 티켓 획득
리우서 개인 최고기록 경신…높이뛰기 많이 알리고 싶어
우상혁8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육상 높이뛰기 부문에 출전하는 우상혁 선수가 26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공개훈련을 갖고 있다./사진=이상희 기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몸 관리 잘해서 크게 한 방 터뜨리고 오겠다.”

한국 육상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20)은 8살 때 당한 교통사고로 왼발과 오른발의 크기가 다른 ‘짝발’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단점을 ‘노력’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복해 내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자력으로 진출한다. 이에 이번 올림픽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 경신과 결승 진출을 목표로 뛰고 있는 우상혁을 만나 그의 미래를 살짝 들여다봤다.

26일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우상혁은 “꿈만 같다. 높이뛰기를 시작하고 올림픽처럼 큰 대회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새롭다”며 “경기장에 들어가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 빨리 뛰어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사실 올해 올림픽 출전은 거의 포기였다. 몸 상태도 계속 좋지 않았고, 올림픽 문턱에서 번번이 떨어졌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인 오사카 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몸 상태도 좋았고 날씨도 딱 맞아 떨어졌다. 시합 전 부터 느낌이 좋았는데, 올림픽 기준 기록을 넘어 기뻤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상혁은 10일 열린 ‘2016 오사카 국제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 29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그는 리우 올림픽 전에 마지막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인 2m 25를 경신, 극적으로 리우행 본선 티켓을 따내며 올 시즌 세계 공동 16위로 올라섰다.

우상혁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예선 통과가 첫 번째 목표다. 올림픽 한국 남자 높이뛰기 역대 최고 기록이 8위(1996년 애틀랜타 이진택, 2m 29)다. 이를 깨는 동시에 개인기록을 경신하고 싶다. 올림픽과 같은 큰 대회에서 자신의 기록을 깨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개인기록을 깨는 것도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통계적으로 큰 대회에서 성적이 좋았다. 이런 대회에 나가면 관중도 많고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도 많아서 경기를 즐길 수 있고 자신감이 생긴다. 내 기록을 새로 쓴다면 그다음 목표는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올림픽에 참가하는 포부를 다졌다.

이를 위해 그는 자신의 컨디션 조절에도 힘쓰고 있다며 “몸에 안좋은 음식을 피하는 편이다. 탄산이나 커피, 패스트푸드는 안먹으려고 노력한다. 또 잠을 많이 자는 편이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자려고 노력한다. 허리에는 디스크 초기증상이 있는데 우려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허리를 최대한 안 쓰면 되는 만큼 리우에서는 몸 관리 잘해서 한방 터트리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포토]리우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우상혁 '조금만 더'
우상혁은 2013년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2m 20을 기록, 금메달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기록을 향상시킨 우상혁은 2014년 세계주니어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2m 24를 뛰어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이런 그의 결실은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우상혁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육상에 입문, 윤종형 육상 코치(57)와 인연을 맺어 현재까지 11년 넘게 지도를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과 뛰어노는 것을 좋아해 달리기 종목으로 육상에 발을 들였지만 다른 선수보다 기량이 조금 부족했다. 윤 코치는 이런 그에게 높이뛰기를 권유하면서 우상혁의 본격적인 높이뛰기 인생이 시작됐다. 하지만 높이뛰기도 만만치 않았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짝발이 된 그는 남들보다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왼발이 발구름이다. 다행히 왼발이 오른발보다 더 크기 때문에 뛰기 동작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 하지만 처음에 뛰어갈 때는 조금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양발의 크기가 달라 항상 밸런스가 많이 깨진다. 높이 뛰기는 밸런스가 중요한 만큼 항상 이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밸런스 운동, 피티 운동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밸런스 부분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서 얻은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우상이자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스테판 홀름(스웨덴)을 이야기하며 “난 높이뛰기 선수치고는 키가 작은 편이다. 신체비율도 좋지 않아 여러 가지로 불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스테판 홀름은 나보다 7㎝나 작은 181㎝로 세계를 제패했다. 어린 시절 높이뛰기의 꿈을 키울 나이에 그는 세계적인 스타였고, 그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이가 들어서는 스테판 홀름이 키가 작아도 노력하면 못 이룰 게 없다는 것을 알려줬다. 동시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일깨워 줬다. 지금 내게 필요한게 있다면 근력이다. 아직 힘이 모자라 점프력이 부족하다. 키하고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근력이 뒷받침되어야 점프력이 상승한다. 근육의 힘을 점프로 바꾸는 힘이 있어야하는 만큼 지금보다 근력 운동도 더 많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상혁은 목표를 멀리 잡아 차근차근 실천하는 스타일이다. 너무 가까이 잡으면 오히려 성적이 떨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우상혁은 이번 리우에서 메달보다는 개인 최고기록 경신과 결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메달 사냥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는 “올해 생일에 나 자신에게 금목걸이를 선물했다. 금메달을 따고 싶어서 금목걸이를 걸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힘들 수도 있지만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메달은 못 따더라도 좋은 성적을 거둬서 개인기록도 경신하고, 국민이 한국 높이뛰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고 싶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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