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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길 부회장,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30조’ 달성에 첫발

정철길 부회장,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30조’ 달성에 첫발

기사승인 2016. 07.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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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추이. / 제공=SK이노베이션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불과 2년만에 회사를 적자에서 사상 최대 흑자로 이끌며 기업 가치를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정 부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기존 유화산업의 사업혁신과 고공성장하는 전기차배터리 육성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1742억원으로, 정 부회장이 예고한 올해 3조 영업이익이 가시화되고 있다. 상반기 사상 최대실적인 1조9643억원을 달성하며 정 부회장이 올 초 약속한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 3조~5조원과 시가총액 30조원 공약 중 하나는 실현을 코 앞에 두게 됐다.

2014년 2000억원대 적자를 봤던 회사가 2년도 안돼 사상 최대 흑자로 돌아서게 된 셈이다. 다만 이날 회사의 주가 14만8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13조6849억원으로, 달성을 자신한 30조원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치가 크게 저평가돼 있어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동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목표 달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은 상반기 유가 상승에 힘입어 1조1957억원의 흑자를 냈다. 2014년 9990억원 적자에서 극적인 전환이다. 가동률이 높았던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2018년까지 유가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화학·윤활유사업도 상반기 7921억원의 흑자를 달성하며 반기만에 지난해 기록한 7257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효자는 파라자일렌(PX)과 윤활기유 시장의 성장이다. PX 시황 개선과 자동차업계의 프리미엄화로 윤활기유 시장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사상 최악의 적자를 본 2014년에도 회사는 PX공장을 완공했고 우한 NCC공장 합작회사를 본격 가동했다. 고성능폴리에틸렌인 넥슬렌 공장과 일본 JX에너지와 합작 PX공장의 상업생산을 시작한 것도 모두 2014년이다. 앞을 내다 본 선제적 투자가 지금 호실적의 배경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으로 정유 시황 자체가 점점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회사의 고공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두배 달성은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2018년까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어 마진은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화학이 성숙산업인 탓에 업황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리스크를 2018년까지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는 전기차배터리로 커버한다. 세계 전기차시장은 연평균 30%씩 고공성장하고 있고, 전기차의 핵심부품은 단연 배터리다. 배터리 관련 부품이 차량 가격의 30~40%를 차지하는 점만 봐도 그렇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전기차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라인 2기(10·11호)의 증설을 결정했다. 분리막 수요증가가 매년 2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으로 기업 가치를 증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증설은 2018년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라 정 부회장의 30조원 달성 목표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세계 최초로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상업화에 성공한 이후 고부가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LiBS의 한면 또는 양면에 자체 개발한 혼합 무기물층을 보강한 CCS의 3·4호기를 증설 중이다. CCS는 범용 LiBS보다 안전성과 성능이 뛰어나 일반 제품 대비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CCS 수요도 올해부터 매년 10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2018년까진 전기차배터리사업으로 의미 있는 실적 달성은 힘들 수 있다”며 “하지만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탓에 투자 대비 효율이 높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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