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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금융업 진출 배경은?

[마켓파워]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금융업 진출 배경은?

기사승인 2016. 07.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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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현대중공업 금융계열사 지분 인수에 나선 가운데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영난에 빠진 현대중공업에 대한 범현대가의 지원 수순이라는 분석과 함께, 외연확대 차원의 금융업 진출을 위한 초석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주력 사업인 유통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위기감이 지속되자, 2010년부터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에이앤아이는 전일 현대중공업 금융계열사인 현대기업금융 주식 150만600주(8.2%)를 88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에이앤아이는 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전일 구조조정 차원에서 현대기업금융 지분 90%를 범현대 일가에 매각했다.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미래로가 31%의 지분을 매입으며, 현대에이앤아이·만도 등 범현대 계열사가 나머지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8남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지원이라기 보다는 금융업 진출을 위한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현대기업금융 지분 인수를 마친 현대에이앤아이는 같은 날 현대기업금융의 최대주주인 회사의 지분 확보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에이앤아이는 오는 8월에서 9월께 현대미래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64만4600주(9.7%)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현대미래로가 현대기업금융의 최대주주인 것처럼 보이지만, 지배구조 최상단에는 정 회장이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직접 진출에 대한 부담 탓에 현대미래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미래로의 최대주주인 정 전 회장은 친인척일뿐더러, 그간 현대기업금융을 운영하고 해왔다는 점에서 적임자로 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다양한 사업 진출을 통한 외형 확대를 강조해온 만큼,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금융업 확대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정 회장이 최대주주인 계열사를 통해 지분을 매입한 점을 봤을 때,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백화점·미디어·식품 등 기존 사업을 키워나가면서 대규모 M&A를 통해 금융·건설·환경·에너지 등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 2020년까지 그룹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현대백화점그룹은 한섬(의류브랜드)과 리바트(가구), 에버다임(중장비업체) 등을 꾸준히 인수해왔다. 또 동양매직과 위니아만도, 동부익스프레스 등 주요 딜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여유자금을 활용한 단순 지분 투자”라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단순 지분 투자로 보기에는 현대기업금융의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이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금융 계열사인 만큼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업금융의 자회사인 현대기술투자는 지난해 각각 121억원, 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형제 간 계열분리를 염두에둔 사업 확장의 초석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정 회장과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이 함께 경영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에이앤아이를 내세워 또 다른 지주사로 키우고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에이앤아이는 현대백화점의 3대주주(4.3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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