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 내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기정사실로 판단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독자적인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러시아가 이미 모스크바 등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도 도입, 내년 실전 배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 군사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31일 전언에 따르면 이중 중국의 독자 MD 시스템 구축은 이미 대외적으로도 공포됐다고 볼 수 있다. 양위쥔(楊宇軍) 국방부 대변인이 최근 월례브리핑에서 지난 2010년과 2013년 두 번에 걸쳐 실시한 미사일 요격실험 성공장면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적절한 미사일 방어체계 능력을 발전시켜 국가안보를 수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사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입장을 굳이 숨기지 않은 것.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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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공개한 MD 시스템 실험에 사용된 미사일. 발사 직전의 모습이다./제공=신화(新華)통신.
이 점에서는 관영 언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경쟁적으로 신장(新疆) 쿠얼러 미사일시험기지에서 이뤄진 ‘지상 기반 중간 미사일방어’(GMD) 실험이 연속 4차례에 걸쳐 성공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확인해줬다. 이 시스템은 지상에서 발사한 요격 미사일로 우주 상공에서 탄도 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으로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0월 실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400도 주목을 요한다. 사드 문제가 한참 화제가 됐을 때인 지난 2014년 중국이 30억 달러(3조4000억 원)을 들여 2개 포대를 도입하기로 이미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당초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계약에 소극적이었으나 한국과 미국의 사드 배치 방침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지난 2007년부터 실전 배치된 S-400 1개 포대는 최대 6개의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각 시스템은 최대 12개의 미사일 발사대를 이용해 48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단순 계산하면 한 번에 총 96발의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직 인민해방군 대교(대령과 준장 사이) C 씨는 “중국은 이미 사드의 한국 배치가 되돌릴 수 없는 결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리고 최종 목적이 중국 내 미사일의 현황을 샅샅이 살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입장에서 오래 전부터 자체 MD 구축과 S-400의 도입을 결정했다.”면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점증하는 군비 경쟁을 우려했다.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사드 배치 결정이 엉뚱한 상황을 불러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