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부산행’ 정유미 “절실했고 감사한 현장이었어요.”

[인터뷰] ‘부산행’ 정유미 “절실했고 감사한 현장이었어요.”

기사승인 2016. 08. 08. 07: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부산행' 정유미/사진=매니지먼트숲
배우 정유미는 사랑스럽다. 실제로 만난 인간 정유미는 더더욱 그러했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 했던가.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에서도 예쁨이 묻어나는 정유미가 딱 그러했다. 

정유미는 특별출연한 '히말라야' 이후 약 1년 반 만에 '부산행'으로 돌아왔다. 영화 '도가니' '우리선희' '깡철이' '내 깡패 같은 애인' 뿐만 아니라 드라마 '케세라세라'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직장의 신' '연애의 발견' 등 데뷔 후 10년 넘게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화해온 그는 의아하게도 '부산행'이 데뷔작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제게 '부산행'은 데뷔작 같은 느낌이에요. 지난 시간 제가 해온 것들도 그것대로 즐겁고 좋은 경험이었는데, '부산행'은 이런 소재가 처음이기도 하고 마음가짐도 달랐던 것 같아요. 다른 걸 보여드려야지 의식하기보다 이야기 자체에 끌렸던 건데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정유미가 맡은 임산부 성경 역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생명을 귀히 여기는 용감한 여성이다. 전작 '도가니'에서도 비슷했다. '부산행'과 '도가니'는 분명 다른 영화지만 둘 다 사회고발적인 내용이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실화이고 너무 다른 영화긴 한데 제가 가졌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도가니'와 다르지만, 그 기본적인 것들은 지나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죠."

마동석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 정유미는 두 사람이 만들어낸 케미(어울림)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커플상이요? 주신다면야 너무 감사하죠. 드라마에서는 길게 호흡을 맞추니까 어울리는 경우 많긴한데, 영화에서 짧게 나와서도 이런 얘기를 들으니 그것 또한 신기하고 기분이 좋고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동석 선배는 섬세하고 자상하고 배려심이 있으세요. 그런 것들이 도움주지 않았나 싶어요. 다른 분들 보다 좀 더 크시고 외모만 다를 뿐이예요."

정유미는 '부산행'을 찍기 전 겪었던 마음고생도 털어놨다. 

"사실 그 전에 지쳐있었어요.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제 기분은 좋은 캐릭터를 맡음으로서 괜찮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저는 대중의 시선을 많이 받는 배우가 아니니 의식할 필요 없는데도 그때는 예민해져서 말들이 딱딱 꽂혔어요. 나만 잘하면 되는데. '왜 조금 나오냐' 그런 말들이요. 저는 그 현장에 있는 것 만으로도 좋았거든요. '히말라야'를 촬영하면서 배우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데뷔한 지 10여 년을 넘긴 그는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연기만 생각하던 그때와 달리 내려놓고 받아들일 수 있는 편안한 상태가 됐다는 것. 

"크게 변한 건 없어요. 전에는 촬영하는 것만 좋아했는데 인터뷰 하고 이런 작업 또한 받아들이게 됐다는 거? 이것도 일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저는 말이 되는 과정들을 구분 짓는 편이예요. 안보이고 느리더라도 말이 되야 가고 그게 안된다 싶으면 아예 안됐죠. 그런데 '부산행'과 관련해서는 제가 받아들이는 상태가 되어서 그런지 편해요."

여배우라 특별한 것 보다 그 자체가 직업이라는 그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듯 자신 또한 그러하다고 말했다. 

"절실했어요. 현장에 있는 게 되게 고마웠고요. 아침에 현장 갈 때마다 설레고 감사했죠. 제가 그렇다고 해서 다른 경험을 할 거라는 장담은 없어요. 하지만 변한 모습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는 생기지 않았나 생각해요." 

"사실 예전에 인터뷰 할 때는 앞으로 어떤 역 해보고 싶으냐고 물으면 대답을 잘 안했어요. 지금은요? 안 해봤던 시대극, 사극을 해보고 싶어요. 주인공이 아니더라도요. 제대로 된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고요. 안 해봤던 거라 한계가 없어 질수도 있고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는데 일단 경험해보고 싶어요.(웃음)"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