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단독] 나라꽃 무궁화 3000만 그루 심어 300만 그루 남았다

[단독] 나라꽃 무궁화 3000만 그루 심어 300만 그루 남았다

기사승인 2016. 08. 13. 16:1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광복절 71주년 특집] 1980년대 이후 정부 무궁화 3000만 그루 심어 고작 10% '생존'...관리·보급 예산 턱없이 부족, 심어 놓은 무궁화 조차 '방치'...김영만 신구대 교수 "하와이 무궁화, 범람 심각, 대책 화급"
김영만 신구대 교수 원본 사진
20년 넘게 나라꽃 무궁화를 지키기 위해 학술연구와 선양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김영만 신구대 교수(53·미디어콘텐츠학과·무궁나라 대표)는 1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국가 상징물로서 무궁화 법제화가 시급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허고운 기자
고조선 시대부터 일제 강점기 시련을 견뎌 내며 우리 조상들이 목숨 걸고 지켜온 나라꽃 무궁화가 외국 문화 범람으로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무궁화가 한민족의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꽃이라며 일제는 무궁화를 탄압하고 말살하려고 했지만 항일 독립 투사와 애국지사, 독립군, 광복군, 우리 조상들은 무궁화를 지켜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노력 소홀과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무궁화 법제화는 물론 대한민국 나라꽃으로서의 위상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20년 넘게 나라꽃 무궁화를 지키기 위해 학술연구와 선양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김영만 신구대 교수(53·미디어콘텐츠학과·무궁나라 대표)는 1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국가 상징으로서 무궁화 법제화가 시급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이후 정부에서 전국에 심은 무궁화가 3000만 그루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산림청 발표 자료를 보면 전국에 300만 그루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전국에 걸쳐 10% 정도만 남은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 정부의 무궁화 관련 정책이 사실상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최근 5년 간 무궁화 관련 예산 사업 내용이 보이지 않고 그나마 산림청이 관리·보급 차원에서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정도”라고 안타까워 했다.

정부를 비롯해 민간단체까지 나서 나라꽃 무궁화를 심고 있지만 정부의 관리·보급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심어 놓은 무궁화 조차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그나마 2008년에 산림청이 무궁화 관련 시장친화적 종합계획을 세워 모두 33개 사업을 수립했지만 고작 17개 사업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2008년 무궁화테마도시를 지정해 2~3년 안에 조성하기로 했다.

그 역시 9년째가 됐지만 1개 도시는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2개 도시는 조그만 식물원을 조성하는데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름만 거창하게 무궁화 관련 정책들을 내 놓았다가 실제로는 외화내빈의 정책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또 국가 상징물로서 나라꽃 무궁화를 법제화 하려는 움직임도 무려 15년 동안 정부와 국회의원들의 무관심 속에 관련 법안들이 자동 폐기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국가 상징물로는 태극기만 법률로 지정돼 있다. 그것도 하위법인 특별법으로 돼 있다.

남북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국가 상징과 통합을 위해 무궁화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 관련 공무원들은 물론 민간단체, 국민들의 여론 조사에서도 70~80% 가까이 무궁화 법제화에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김 교수는 “2002년 16대 국회부터 황우여 전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를 해 지금까지 15년 동안 무궁화 관련 법안이 11차례나 발의됐지만 의원들의 무성의와 무지, 정부 관련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법제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한민족의 혼과 정신이 깃든 한겨레의 꽃 무궁화가 미국 하와이 주의 꽃인 무궁화에 밀려 국가 상징으로서의 무궁화 자체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전 세계인들이 태극기를 보면 대한민국을 떠오르듯이 무궁화를 보면 하와이를 떠올린다는 것이다.

하와이 주가 무궁화를 다양한 문화·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7~8년 전부터 전 세계에 공세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문화·관광 컨텐츠 파괴력이 엄청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 명동이나 동대문 거리까지도 우리 국민들이 하와이 무궁화인지도 모르고 무궁화 문양을 입고 다니는 국민들이 많고 하와이 무궁화 디자인을 모방한 상품까지도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일제 강점기 36년을 포함해 최근 100년 역사 속에서 무궁화가 갖은 수난과 핍박을 받아 왔지만 지금이야말로 무궁화가 빼앗길 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이 든다”고 깊이 우려했다. 김 교수는 “무궁화가 왜 5000년 동안 우리 민족의 나라꽃이 됐으며 국민 간에 어떤 관계성이 있는지 재조명하고 체계화 해야 하며 무궁화 정책도 다시 종합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가에서 대안을 만들지 않으면 5년 안에 무궁화하면 대한민국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와이를 떠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요즈음 같은 컨텐츠 시대에 상품이 갖는 파괴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벗어나 국제적 선양·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꽃나무 중심에서 컨텐츠와 문화 상품 쪽으로 지향점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