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보기
  • 아시아투데이 로고
[마켓파워]LG실트론 2000억대 지분 어디로

[마켓파워]LG실트론 2000억대 지분 어디로

기사승인 2016. 08. 19.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
국내 1호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와 KTB 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중인 LG실트론 지분 49% 매각을 공식화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3월부터 진행해 온 일본계 오릭스 PE와의 협상이 지난달 결렬된 이후 여러 투자자들과 접촉은 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밝힌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G실트론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반도체 업황 자체의 부진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기업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매각 작업이 장기화된 요인으로 지분 성격상 LG그룹에 있는 경영권을 가져올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상 근시일내 매각작업은 어려울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가 인수금융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내면서 실질적인 LG실트론 지분 처분권을 가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대주단과 KTB PE는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 등을 대상으로 LG실트론 지분 매각과 관련해 다각도로 논의 중이다.

이 지분은 보고펀드와 KTB PE가 LG실트론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FI로 참여하면서 2007년 말 동부그룹으로부터 확보한 주식이다. 구체적으로는 △보고에스에이치피투자목적회사(19.4%) △케이티비에스에이치피(19.1%) △KGF-SHP 리미티드(10%)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그러나 LG실트론 지분 인수 당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조달한 자금 이자를 갚지 못해 인수금융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에 LG실트론 주식 처분권은 대주단이 갖고 있는 상태다.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51%의 지분을 쥔 LG실트론의 최대주주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그룹은 LG실트론 주식 3418만1410주를 장부상 2395억7500만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보고-KTB 컨소시엄이 보유한 49%에 달하는 주식의 현재 가치는 약 23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07년 당시 총 7000억원대의 투입한 자금을 감안하면 이미 5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겨우 흑자전환했던 LG실트론이 올 상반기 들어 다시금 적자로 돌아선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LG실트론은 올 1~6월 연결 기준 매출액 4106억원,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가까스로 지난해에 이어 흑자기조를 유지하긴 했지만 당기순손실은 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액 228억원 보다는 적자폭이 축소됐지만, 적자가 지속된다면 기업가치 하락은 불가피해 IPO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LG그룹이 이 회사의 경영권을 틀어쥐고 있는 만큼 LG실트론 지분 매각 작업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확실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지금 상황에선 사실상 LG그룹이 직접 49% 지분을 모두 회수해야 대주단 등이 그나마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LG그룹은 신성장동력으로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LG실트론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G그룹에서 지분 전량 회수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단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처분권에 해당하는 지분들은 성격상 경영권 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인수자 입장에선 매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계속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오릭스PE와 협상이 결렬된 이후 진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수개월간 협상을 진행해 온 오릭스 PE는 직접 인수 대신 투자자를 모집하는 내용의 지분인수거래구조를 제안해 대주단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