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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금호타이어, 기업가치 1조원 고평가 논란…“8000억원 적정가”

[마켓파워]금호타이어, 기업가치 1조원 고평가 논란…“8000억원 적정가”

기사승인 2016. 08.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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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 최고 매물로 꼽히는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채권단측에선 타이어 업체의 인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매각가가 최고 1조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해왔다. 그러나 중국 사업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강성노조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호가도 크게 낮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인수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사이에서 금호타이어 매각가로 8000억원 전후가 적절하다는 평가가 힘을 받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KB국민은행 등 채권단이 갖고 있는 42.01%의 지분으로, 당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385억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반영할 경우 8300억원 수준이 매각가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채권단 일각에서 거론되는 1조원 수준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상당히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대비 기업가치(EV)가 10배 이상으로 동종업계 평균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기준 금호타이어의 EV/EBITDA가 12.3배에 달하며 글로벌 업계 평균(6.2배)를 넘어선다”며 “향후 이익 정상화를 고려해 지난 5년간의 평균 EBITDA를 적용해도 8.9배로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아폴로-쿠퍼 딜에 적용된 EV/EBITDA는 4.4배였고, 2015년 캠차이나-피렐리 딜은 6.1배였다. 가동률 회복을 가정하더라도 현 수준에서는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타이어 업황 회복을 전망하며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에 주가수익비율(PER) 11배를 부여했다”며 “이를 금호타이어가 2012년에 기록한 사상 최대 주당순이익(EPS) 1031원에 적용하더라도 주당가치가 1만1341원으로 현재 주가 수준과 유사할 만큼 지금 시장 가치는 고평가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부진이 기업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중국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현재 국내 경쟁업체와 비교해 수익성과 기업가치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 줄었으며, 영업이익률은 3.9%로 한국타이어(16.74%), 넥센타이어(13.40%)와 비교해 매우 낮다. 특히 중국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되는 금호타이어에 중국 시장내 타이어 산업 성장률 둔화와 업황 부진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또 강성 노조의 파업 가능성 등도 매각가를 낮추고 있다. 글로벌 업체가 가장 우려하는 부문 중 하나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상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를 가장 낮추고 있는 요인은 ‘강성 노조’”라며 “국내 쪽은 생산능력에 대한 것보다는 노조에 대한 이슈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노조 리스크가 줄어든다면 1주당 1만2000원 이상의 가치 평가도 가능하다고 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1만원대로 평가하는 것이 적정하다”며 “이 경우 6600억원 정도의 지분 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해 8000억원 정도의 매각가가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삼구 회장이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매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다시 그룹에 편입되기를 바라는 상황에서 국내 대기업이 선뜻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나서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박 회장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박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들고 있는 상태다. 경쟁입찰 결과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우선적으로 금호 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

다만 지난번 금호산업 인수 당시 7000억원을 쓴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1조원 안팎으로 예측되는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채권단 측에서도 우선매수청구권의 행사 범위를 박 회장으로 제한하고 있어 계열사 등을 동원해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전 당시에도 최고 1조원 수준까지 매각가가 거론되곤 했으나, 실제는 7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며 “매각 초반에는 인수전 흥행을 위해 가격이 높게 거론되곤 하지만, 실사 과정에서 가격이 재조정된다. 금호타이어 역시 중국 공장 생산능력 등 과대 평가된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8월 중 금호타이어 상반기 실적을 포함해 매각가 등을 산정할 계획이다. 가격 윤곽이 잡히면 9월 중 매각 공고를 내게 된다. 현재까지 주요 인수 후보로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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