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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총수 부재·성장동력 상실…태광그룹 ‘시계제로’

[마켓파워]총수 부재·성장동력 상실…태광그룹 ‘시계제로’

기사승인 2016. 08.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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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이 총수 부재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5년새 외형은 두 배가량 커졌지만 내실은 되레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태광그룹의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400억원대의 비자금 횡령 문제로 기소돼 이듬해 2012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 받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전 회장은 현재 병보석 상태로, 태광그룹은 과거 심재혁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가 지금은 각 계열사 사장단 중심으로 각자 경영체제에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광산업·흥국생명·화재·티브로드 등 태광그룹의 주요 계열사 9곳 계열사들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총 매출액은 12조5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연간 매출액 8조7552억원 대비 43.04%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급감했다. 이 기간 이들 9개사는 영업이익이 4302억원에서 2119억원으로, 순이익은 2606억원에서 1818억원으로 각각 50.74%, 30.24% 쪼그라들었다.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비상경영 체제가 지속되면서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는 평가다.

이 중 모회사 격인 태광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석유화학·섬유사업을 진행하는 태광산업의 매출액은 이 기간 29.72% 줄어든 1조81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8.4%, 88.86% 쪼그라든 65억원, 305억원이다. 국내외 경기침체로 2012년과 2014년엔 적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1975년 태광그룹에 인수돼 섬유사업을 하는 대한화섬의 사정은 더욱 안좋다. 2010년 1755억원이던 매출액은 1354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8억원, 156억원의 손실이 나면서 적자를 냈다.

케이블TV방송 서비스 사업을 진행중인 티브로드의 경우 10.92% 늘어난 2620억원의 매출액과 무려 150.23% 불어난 533억원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한 438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형편이 그나마 낫다.

반면 흥국생명과 흥국화재, 흥국증권 등 금융계열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흥국생명은 5년새 무려 166.77% 급증한 8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흥국화재도 흑자로 돌아선 199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흥국증권은 13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현상을 유지했다. 대규모 투자나 오너의 의사결정이 크게 필요치 않는 금융사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이들의 선방이 그룹 전체의 순이익 급감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룹이 각자 경영체제에 있어 이 전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벅차다는 우려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그룹의 뚜렷한 미래성장동력이 없다는 점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전한 탓도 있다”며 “그룹이 주력하는 미래먹거리 산업이 없어 여러가지를 두고 현재 고민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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