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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군장을 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 철녀 코스프레 필요했나?

[기자의 눈] 군장을 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 철녀 코스프레 필요했나?

기사승인 2016. 08.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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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 자격으로는 그럴 수 있으나 중국 신경 건드릴 수도
한 국가의 지도자가 유약한 인상을 보여주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 천성적으로 남성보다는 다소 부드러울 수밖에 없는 여성 지도자들은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다. 유약한 모습을 보일 경우 국민들이 진짜 불안해할 수 있다. 정도가 심하면 국가의 안보까지 흔들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래서일까, 지구촌의 여성 지도자들은 가능하면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을 많이 했거나 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마거릿 대처 총리였다. 기본적으로 철녀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웬만한 남성 이상 가는 강인함으로 유명했으나 총리가 되고부터는 더욱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다. 국가를 이끄는 총리가 된 이상 생물학적으로만 여성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양안(兩岸)을 통틀어도 역사상 최초의 총통이다. 그러니 강인한 여성으로 생각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언행이 강단이 있을 뿐 아니라 실천력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장
대만 핑둥 군사기지에서 군장 차림으로 연설을 하는 차이잉원 총통. 철녀 포스가 느껴지나 중국의 자극을 유발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듯하다./대만 중궈스바오(中國時報).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그런 그녀가 전날 대만의 연례 군사훈련인 이른바 한광(漢光)연습이 열리고 있는 핑둥(屛東)기지를 찾았다. 이어 군모와 방탄 조끼를 착용한 군장 차림을 외신에 선보이면서 병사들을 독려하는 연설을 했다. 말과 행동에서는 평소보다 더 강인한 인상도 풍겼다. 마치 일전불사를 외치는 여장군 포스가 따로 없다고 해도 좋았다.

중국의 기습공격이나 침투에 맞서 육해공 합동으로 대만 군의 대응, 타격 능력을 두루 점검하는 훈련에 최고 지도자 자격으로 참석한 만큼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아니 자신이 결코 중국의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는 철녀 지도자라는 사실을 세계에 의도적으로 과시하려고 했다면 당연하다고 해도 좋았다. 그녀로서는 철녀 코스프레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과시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봐도 괜찮다.

하지만 그녀의 행보가 중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굳이 철녀 코스프레를 연출, 상대의 화를 부를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싶다. 더구나 지금 중국은 그녀가 총통에 오른 직후부터 그랬듯 단단히 벼르고 있기도 하다. 아차 잘못하다가는 자그마한 불티가 거대한 광야를 불태우는 상황을 불러오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철녀 코스프레를 통한 존재감 확인이나 대만 방어를 위한 의지 과시도 다 좋으나 현재 분위기를 보면 과도한 언행은 조금 자제하는 게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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