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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우리銀 핀테크, 삼성 아닌 구글에 넘어갈뻔한 속사정

[취재뒷담화]우리銀 핀테크, 삼성 아닌 구글에 넘어갈뻔한 속사정

기사승인 2016. 08.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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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홍보 영상 원하던 하나은행에도 지켜진 우리은행과 삼성의 '의리'
60년 주거래은행 외에 '기술 협업'으로 돈독해진 삼성과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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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사실 가맹점에서 ‘결제’만 가능한 반쪽짜리 금융 서비스로 태어날 뻔 했습니다. 삼성페이에서 은행 계좌를 등록해 현금인출기(ATM)이용이 가능하게 된 데에는 우리은행의 큰 공이 숨어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앞으로 모든 결제 수단은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보고 삼성페이를 개발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삼성페이로 많은 가맹점에서 결제는 가능해도 현금 인출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은행의 고영수 핀테크사업부 부장은 삼성전자에 찾아가 삼성페이에 은행 계좌를 탑재하는 기술을 넣자고 제안했습니다.

처음 삼성전자는 우리은행의 제안에 시큰둥했다고 합니다. 굳이 현금 인출 서비스가 필요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전자의 반응이 시원찮자, 우리은행은 구글에도 해당 기술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구글도 구글페이의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요. 구글 측은 우리은행의 기술을 반기며 도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때 결정적으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60년 주거래 관계를 이어온 삼성과의 의리가 있다”면서 끝까지 삼성전자를 설득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ATM에서 현금 인출까지 가능한 완벽 결제 시스템을 갖춘 ‘삼성페이’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후 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우리은행과 단독으로 계좌 결제 서비스 제휴를 맺고 삼성페이를 출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1년만에 홍채인증을 도입한 갤럭시 노트7을 출시했는데요. 국내서 홍채인증 결제가 되는 은행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인데도 불구하고 갤노트7 광고에서는 우리은행만 단독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앞서 KEB하나은행도 삼성전자측에 갤노트7 광고에 자사의 이용 화면을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년 전 고 부장이 제안한 우리은행의 기술을 도입하자고 강력히 주문했던 삼성전자의 이인종 부사장이 “우리은행과의 의리가 있다”면서 갤노트7 광고 영상에는 결국 우리은행만 넣게 됐다고 하는군요.

우리은행은 삼성과의 의리만으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물론 갤노트7 에까지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우리은행과 삼성과의 인연은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일은행이었던 우리은행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처음 대출을 내주면서 인연이 시작됐고 이후 삼성과 60년간 주거래은행을 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단지 주거래은행만이라는 이유로 광고 효과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기술과 우리은행의 기술이 상호보완 작용을 하면서 지금의 ‘삼성페이’를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삼성과 우리은행의 의리를 넘은 협업 덕분에 삼성페이는 1년만에 국내 결제 금액만 2조원을 돌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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