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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한진해운, 법정관리시 채권투자자 2조원대 손실 우려

[마켓파워]한진해운, 법정관리시 채권투자자 2조원대 손실 우려

기사승인 2016. 08.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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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1800억원 규모 일반채권 등, 원금 보전 불투명
영구채 떠안은 대한항공...그룹 연쇄 부실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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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해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채권단을 비롯해 투자자들이 입을 손실액 규모가 2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법정관리가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모든 채권과 채무가 동결된 후 채무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권뿐 아니라 회사채 보유자 등 모든 채권자가 손실을 부담하게 된다. 통상 무보증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 회수율은 10%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특히 한진해운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안고 있는 대한항공의 연쇄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조원대 한진해운 채권 ‘휴짓조각’ 우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한진해운이 발행한 채권은 총 2조4492억원 규모다.

이 중 일반 사채가 총 1조 2659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모채권이 4210억원, 사모채권은 7681억원어치가 발행됐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다음달 27일과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사채 71-2(발행액 1900억원), 73-2(3100억원) 가격은 지난 26일 한국거래소 장내 채권시장에서 전날보다 각각 12.6%, 16.65% 급락했다.

주식관련사채도 768억원 규모가 발행됐다. 전환사채(CB)가 718억원어치 발행됐으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액도 50억원어치나 된다. 주식관련사채는 주식 전환권, 신주 인수권 등의 옵션이 붙은 채권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 옵션 행사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반대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채권으로 만기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법정관리 기업으로 선정되면 감자 가능성이 높고 회사가 부도위험까지 갔다는 사실에 주가가 폭락하기 때문에, 옵션도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다. 이에 채권 투자에 대한 원금 상환도, 주식 전환에 따른 수익 확보도 어려워진다.

그간 한진해운 채권 투자자들은 법정관리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해 만기 연장에 합의해왔다. 투자자들은 수차례의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공모사채 71-2의 만기 상환일을 올해 6월에서 9월로 변경했으며, 사모사채 81회의 만기 상환일도 3개월 유예했다. 이 밖에 BW의 조기 상환일도 4개월 연장한 바 있다.

이어 법정관리 시 회수가 우려되는 채권은 국내·외 금융권 차입금(6449억원), 자산유동화기업어음(1613억원)이다.

◆계열사 연쇄 부실 우려…대한항공, 영구채 손실만 3200억원 가량 될 듯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한항공의 손실이 커지며 연쇄 부실이 이어질 수 있다.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에만 한진해운의 부실 탓에 35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말 5200억원이었던 보유지분 가치는 1634억원으로 급락해 2485억원이 손실 처리됐다.

또 한진해운이 발행한 영구채에 따른 손실도 불가피해보인다. 대한항공은 올해 2월 인수한 22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절반 가량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남은 1100억원도 사실상 손실 처리될 확률이 높다.

또 한진해운이 발행한 영구교환사채(EB)의 손실보전액만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2014년 12월 발행한 EB 1571억원어치에 대해 손실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교환가액이 5970원을 밑돌면 대한항공이 투자자의 손실을 보존하도록 설계됐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 한진해운 지분율 33.2%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대한항공은 지분 인수 외에도 영구채 인수, 대여금 지급 및 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한진해운에 제공했다”며 “법정관리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경우 한진해운의 영구채와 관련해서도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이 결정될 경우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경우 올해 만기 예정된 회사채 차환을 물론이고 발행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10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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