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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 파워블로거 ‘왕홍’ 통해 중국시장 정조준

뷰티업계, 파워블로거 ‘왕홍’ 통해 중국시장 정조준

기사승인 2016. 08. 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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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뷰티클래스-10
지난 24일 애경 ‘K뷰티 메이크업 클래스’에 참석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애경의 에이지20‘s, 루나를 활용한 메이크업을 배우고 있는 모습.
막바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4일 한낮, 연남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 20명의 중국인 여성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가을을 대비한 ‘세미 스모키 화장’을 배우는데 여념이 없었다. 메이크업아티스트가 피부 연출 노하우와 섀도 사용법을 시연하자, 여기저기서 얼굴에 팩트를 두들기거나 윤곽을 살리는 컨투어링 제품을 이마와 턱쪽에 쓱쓱 바르기 시작했다.

이날 애경의 에이지20’s, 루나를 활용한 ‘K뷰티 메이크업 클래스’에 참가한 중국인 유학생 서정 씨(34)는 “베이스를 광나게 하거나 눈 화장을 자연스럽게 하는 한국식 화장법이 인기인데 이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중국 파워 블로거인 왕홍을 비롯해 나같은 일반 블로거에 대한 팔로워들의 신뢰성이 높아 내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제품은 중국 현지에서 따라 구매했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애경 관계자는 “지난 5월 왕홍을 초청한 행사를 진행했는데,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의 중국 웨이보 계정의 팔로워수가 2배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며 “이번에는 SNS에 관심있는 재한 중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인이 선호하는 피부표현 등 생활 속 메이크업 팁을 전수해 중국 소비자에게 제품 활용법을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의 파워 유저 왕홍의 인기에 편승해 중국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왕홍은 온라인상의 유명인사 ‘왕뤄홍런(網絡紅人)’을 줄인 말로, 수백만에서 수천만 팔로워를 거느리며 패션·뷰티 등 각 분야의 걸쳐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왕홍이 소개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중국 내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려는 화장품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아모레퍼시픽의 ‘려’는 오는 9월 중국의 4대 전통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추석)을 맞아 올해 두 번째 왕홍 초청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중국 웨이보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한 자사 모델 박신혜와 함께하는 뷰티 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왕홍들의 실시간 생방송 SNS 어플인 이즐보 등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실제로 ‘려’는 지난 3월 말 왕홍 10명을 초청한 후 중국 웨이보 및 웨이신을 통해 약 318만 건에 달하는 노출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왕홍 마케팅에 집중한 결과 지난 5월 노동절 연휴에 ‘려’의 매출이 약 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70% 증가해 사상 최대 월 매출을 기록했다”며 “왕홍이 온라인에서 사용한 제품들이 1초에 수천 개씩 팔리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하는 한국 기업들 사이에서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왕홍을 한국에 초청해 3박 4일 동안 ‘글로벌 뷰티 리더스 인 서울’을 진행한 리더스코스메틱은 향후 왕홍과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리더스코스메틱 관계자는 “중국 위자휘와 TV홈쇼핑 채널인 콰이러꼬우와 MOU를 체결해 왕홍 행사를 진행했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당시 모든 일정이 왕홍의 개인 방송 채널과 중국 타오바오몰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 되면서 브랜드가 중국 소비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지난 4월 국내에서 열린 ‘더페이스샵과 수지가 함께하는 더테라피 뷰티콘서트’에 왕홍 5명을 초청했다. 웨이보 팬이 103만명에 가까운 샤오웨이 등 왕홍들이 뷰티콘서트 행사 내용을 자신들 웨이보에 올려 더페이스샵과 관련된 게시물이 2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왕홍 빅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왕홍 산업 규모는 580억위안(약 9조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수치는 2015년 중국 영화 티켓 판매액 440억 위안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이며, 중국 유니클로의 2015년 총매출액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만큼 왕홍이 중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라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왕홍이 화장품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은연중에 해당 상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또 왕홍의 개인방송 페이지 하단부에 상품 주문하기 기능이 있어 판매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왕홍의 팬들이 잠재적인 소비자라고 할 수 있어 화장품 업계가 이와 관련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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