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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성희롱에 대응하는 법, 응징하는 여대생들...‘치마 금지’ 논란까지

인도서 성희롱에 대응하는 법, 응징하는 여대생들...‘치마 금지’ 논란까지

기사승인 2016. 08. 3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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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동부 오디샤 한 대학 캠퍼스에서 여대생들이 성희롱범 붙잡아 응징
최근 커지는 성희롱 및 성폭행...일부 학교 호신용 무술 수업 실시
문화장관 "외국여성 짧은 치마 금지" 발언 논란도
프라틱샤 아차리아 페이스북 사진
성희롱을 한 남성을 피해여학생(프라틱샤 아차리아)이 막대기로 직접 응징하고 있는 모습. 출처/=프라틱샤 아차리아 페이스북
인도 여대생들이 자신들을 성추행 한 남성을 잡고 직접 몽둥이로 때려 응징했다.

힌두스타임스(HT)는 지난 30일 인도 동부 오디샤(Odisha)주 부바네스와르(Bhubaneswar)의 유트칼대학교(Utkal University) 캠퍼스 안에서 한 여대생이 성추행을 당하자 이 사실을 안 그녀의 친구는 성추행범을 잡아 나무막대기로 직접 응징했다고 보도했다.

유트칼대학교에서 재학 중인 프라틱샤 아차리아(Pratikshya Acharya)는 사건 당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캠퍼스 안을 혼자 걸었다. 그러다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그녀에게 성적인 농담과 욕설을 하며 성희롱을 했다. 이에 그녀의 친구와 함께 성추행범을 잡아 직접 몽둥이로 때려 응징했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문에서 여자기숙사까지 불과 2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그 당시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 혼자였다. 술에 취한 남자가 나를 성희롱 했고 나는 그 사실을 친구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내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화를 냈고 우리는 몽둥이를 들고 그를 찾으러 다녔다. 잠시 후 우리는 그를 찾았고 몽둥이로 때렸다. 몽둥이로 때리던 중 손을 다치기도 했지만 괜찮았다. 이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고 그들은 우리가 응징하는 것을 구경했다. 주위에 사람들 역시 구경만 했다”면서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녀는 “우리는 용기를 내야 한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 함부로 행동할 권리는 없다”면서 “이번 사건을 겪고 나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여성들이 성희롱에 맞서 싸울 것을 당부했다.
여성차량
인도의 델리대학교는 여성유학생들을 위한 통학 차량을 운영 중이다. 제공/=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최근 인도에서 성범죄와 관련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여성들이 자신을 직접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Noida)의 한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도 등 호신무술을 가르쳐주며 여학생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미티 국제 학교(Amity International School) 레뉴 싱(Renu Singh)교장은 “우리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유도와 공수도 등의 호신 무술을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해 많은 학교들과 여성단체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여아들
꽃을 들고 웃고 있는 어린아이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노이다 지역 행정관 싱(N.0 Singh)은 인근 학교 교장들과의 회의에서 “여학생들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며 “정부는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와 관련한 모든 법률관련 정보를 수집해 책자로 만들어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응책들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문화관광부 장관 마헤시 샤르마(Mahesh Sharma)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8일 샤르마 장관은 “외국 여성 관광객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짧은 옷이나 치마를 입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은 “시골에서는 밤에 돌아다니지 않기, 치마 입지 말기, 택시를 탈 때 번호판을 찍어 친구에게 보내기 등 행동요령을 담아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배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관의 발언은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현재 야당과 여성단체로부터 ‘치마금지’ 발언에 대해 성차별적 발언이라며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외국여성 기차
외국 여성 여행자가 홀로 기차에 앉아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샤르마 장관은 “누구에게 무엇을 입고 무엇을 입지 말라는 뜻에서 한 말이 아니었다“며 ”종교적 장소를 방문할 때를 위한 권고였다“고 해명했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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