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보기
  • 아시아투데이 로고
[마켓파워]에어부산 손 뗀 메리츠화재…IPO 무산되나

[마켓파워]에어부산 손 뗀 메리츠화재…IPO 무산되나

기사승인 2016. 09. 20. 18:2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메리츠화재 보유지분 3.99% 매각...에어부산 자사주 매입
'알짜배기' IPO 재추진 앞두고 매각 시점 해석 엇갈려
"상장 사전작업" vs "IPO 가능성 낮게 보고 투자회수 나서"
Print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에어부산의 기업공개(IPO)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창립 초기부터 9년간 지분을 보유해온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손 털기에 나서면서 IPO가 힘들어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사실상 IPO가 물 건너갔다고 판단하고 투자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2007년 창립 이후 꾸준한 실적 개선을 보이며 아시아나항공의 ‘알짜 자회사’로 자리잡은 에어부산이기에 상장될 경우 지분가치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음에도 이를 포기한 데에는 숨은 배경이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120억원 규모의 자사주 39만9000주를 매입했다. 메리츠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3.99% 전량 매각을 추진했고, 주주 구성이 변동되길 원치 않던 주주단과의 사전 협약에 따라 에어부산이 이를 사들인 것이다. 이로써 최대주주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 46%와 자사주를 합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9.99%로 늘어났다.

에어부산이 설립될 당시부터 9년간 지분을 갖고 있던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에어부산의 장부가액이 52억원 증가하는 등 투자수익이 극대화되자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20억원에 지분을 취득했던 메리츠화재는 100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뒀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산운용 측면에서 매각했던 것”이라며 “비상장사인 에어부산이 향후 IPO를 진행할 경우 예상 수익을 감안했을 때 현재 매각가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분 매각 시점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IPO 재추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에어부산이 회사 창립 후 첫 지분거래로 내년 상장을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그간 에어부산은 IPO를 수차례 추진해왔으나 상장 후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것이란 우려로 지역 주주들의 반대에 밀려 무산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아예 갖지 못하기에 ‘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유력한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에어부산을 매각할 것으로 점쳐졌다.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마련이 시급한 그룹 입장에서 상장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최근 시행된 원샷법 특례를 적용받을 경우 50% 이상의 지분만 보유하면 돼 이런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메리츠화재가 IPO 가능성을 낮게 보고 미리 투자수익 회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이 8000억원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해 에어부산의 시총은 약 45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 에어부산이 상장될 경우 메리츠화재는 180억원 규모의 지분가치를 얻게 되는데 약 60억원의 차익을 포기한 셈이다.

에어부산은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지분가치는 더욱 증대될 수 있다. 2013년 27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에어부산은 2014년 3510억원을 거쳐 지난해 37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0억원에서 205억원, 30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도 1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메리츠화재와의 최초 투자협약서상 기준에 맞춰 자사주로 매입했다”며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여러 변수가 많아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