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여신심사가이드라인에 따른 대출 심사 강화로 가계, 기업 등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이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40조785억원으로 지난해 말(35조5838억원)보다 4조4947억원(12.6%)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이 4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8월(40조4734억원) 이후 3년 11개월 만이다.
저축은행 여신 규모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조치, 구조조정 등으로 급감한 바 있다. 2014년 6월 27조5698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저축은행 대출 잔액 중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22조8570억원(57.0%), 16조6920억원(41.6%)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5295억원은 공공기관 등이 빌린 돈이다.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2조9984억원(21.9%) 늘어났다. 기업대출은 1조4천929억원(7.0%)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2014년 7월 9조341억원과 비교하면 2년 동안 7조6579억원(84.8%) 급증했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의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올해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에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가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저축은행 대출은 일반은행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부채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가계의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7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4.57%로 일반은행(2.96%)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