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사건’ 백남기 사망…경찰, 시민단체와 충돌“(종합)

백씨, 급성신부전증으로 사망…대책위 "부검 반대"

25일 오후 3시40분께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농민 백남기씨(69)의 시신이 안치실로 옮겨지고 있다./사진 = 이상학 기자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쓰러져 의식 불명이던 농민 백남기씨(69)가 25일 오후 1시58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진압 과정에서 발사한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그는 이후 대뇌 50% 이상, 뇌뿌리가 손상돼 의식불명 상태로 인공호흡기와 약물에 의존해 지난 317일간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백씨는 전날까지 이뇨제를 투약해도 소변이 나오지 않아 수혈·항생제투여·영양공급 등을 할 수 없는 위독한 상태였다.

경찰은 백씨가 사망하자 병원 인근과 장례식장 앞 등에 4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오후 3시30분께 백씨의 시신을 옮기는 과정에서 경찰과 백남기대책위 관계자들이 대치하기도 했다.

백남기대책위원회는 “경찰이 부검을 위해 시신을 훔쳐갈 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구급차 주변을 둘러 쌓고 안치실까지 이동했다.

백남기대책위는 장례식장에 진입하려는 경찰을 막고 “살인경찰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일부 구성원과 충돌을 빚었다.

앞서 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특별감사 실시를 요구하고 백씨 시신의 부검을 반대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를 통한 진상규명, 검찰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은 실패했다”며 “검찰수사가 지지부진해 특별감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일 백남기농민 변호인 단장은 “백씨가 쓰러진 원인에 대해 기사·동영상을 통해 물대포에 의해 쓰러진 사실은 모든 국민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부검은 원인을 잘 모를 때 하는 것”이라며 “원인이 사진·동영상·서울대병원 의사·최초 집도의 의견·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이 일관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