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에서 강등 위기에 내몰리고 있던 항저우(杭州) 뤼청(綠城)의 홍명보 감독이 25일 절친 후배인 장쑤(江蘇) 쑤닝(蘇寧)의 최용수 감독에게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두고 리그 잔류의 청신호를 밝혔다. 이번 승리로 홍 감독의 항저우 뤼청은 8승5무13패로 승점 29을 기록, 리그 15위인 스자좡(石家莊) 융창(永昌)을 5점 차이로 앞서나가게 됐다. 현재 두 팀 공히 리그 전체 30경기 중 겨우 4게임을 남겨놓고 있는 만큼 순위가 뒤집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 뤼청이 남은 경기에서 전패하고 스자좡 융창이 2승 이상을 올려야 하나 양팀의 전력으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해야 한다. 결국 홍 감독이 내년 슈퍼리그에 겨우 잔류하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 됐다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홍명보 최용수
0
홍명보와 최용수 감독. 25일 각자 지휘하고 있는 팀을 이끌고 격돌했다. 홍 감독이 승리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중궈쭈추바오(中國足球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항저우 황룽(黃龍)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뤼청과 장쑤 쑤닝의 대전은 홍 감독이 진짜 거의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다. 무엇보다 양 팀의 전력 차가 너무나 컸다. 리그 2위인 장쑤 쑤닝의 경우 선두 광저우(廣州) 헝다(恒大)에 뒤이은 극강의 팀인데 반해 항저우 뤼청은 밑에 겨우 두 팀만 두고 있는 강등권 위험이 큰 상황에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긴다는 전망이 어불성설일 정도였다. 더구나 뤼청은 질 경우 스자좡 융창에 승점 2점 차이로 추격당해 강등권 완전 탈출이 불가능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체 경기 흐름 역시 장쑤 쑤닝 쪽으로 흘러갔다. 항저우 뤼청으로서는 절망감에 몸부림쳐야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항저우 뤼청과 홍 감독에게 미소를 지었다. 항저우 뤼청이 효율적인 역습으로 무려 3대0이라는 믿기 어려운 결과를 이끈 것이다. 승부의 축이 어디로 기울지 어느 정도 전망이 가능한 리그에서는 정말 믿기 어려운 결과였다.
홍 감독은 올해 초 슈퍼리그 잔류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룬 셈이다. 따라서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반해 최 감독은 스타일을 구겼으나 크게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팀의 리그 순위도 2위를 유지하게 했다. 결과적이기는 하나 그로서는 선배에게 선심을 썼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슈퍼리그 일부 평론가들이 최 감독이 25일의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같다는 비판의 소리를 하는 것도 나름의 이유는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