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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하는 기계가 되고 있다” 아시아 젊은이들의 ‘실업과 취업 빈곤’

“우리는 일하는 기계가 되고 있다” 아시아 젊은이들의 ‘실업과 취업 빈곤’

기사승인 2016. 09. 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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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젊은이들이 ‘실업’과 ‘취업 후 빈곤’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 “아시아인들이 일하는 기계가 되고 있는가”하고 자문하며 아시아 젊은이들이 만족할만한 직업을 얻기 극도로 어려운 노동시장의 위기가 왔다고 주장했다.

“매년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 나오고 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 괜찮은 일자리를 위해 경쟁한다...하루에 11시간씩 일하고 출퇴근에 3시간쯤 쓰고 나면 여러 명과 함께 쓰는 좁은 아파트로 향한다”

베이징의 유명대학을 졸업한 이 익명의 구직자는 “우리는 천천히 일하는 기계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 8월 말 발표한 ‘2016 세계 고용과 사회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5세부터 24세까지 청년실업자의 숫자는 전 세계에서 아시아 지역이 3300만 명으로 가장 많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중국도 경제둔화로 청년실업률이 2010년 9.3%에서 2014년 10.6%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13%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진다. 매년 700만 명 이상의 대학졸업생이 배출되면서 고학력자의 일자리 부족은 더 심각하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올해 2분기 학위소지자의 실업률이 4.3%로 7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렇지 않아도 양질의 일자리는 더 적다. 매체는 중국에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할 만한 단순작업을 아직도 인건비가 더 싸다는 이유로 대학 졸업생이 하는 일도 허다하다고 전했다.

양적·질적으로 부족한 일자리도 문제지만 취업 후에도 임금이 생활비를 감당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ILO는 전세계 청년 가운데 취업했으나 하루에 3.1달러(약 3440원) 이하의 소득으로 사는 빈곤인구가 1억 5600만 명이라고 전했다. 이는 무려 일하는 젊은이의 38%에 달하는 비율로 성인의 26%보다 10% 이상 높다.

개발도상국에서 최저임금이 계속해 오르고 있으나 그만큼 물가 인상률도 높다. 인도는 2006년 대비 2015년 최저임금이 두배 가량 올랐지만 물가 상승률 역시 그만큼 높아 실질임금상승률은 최저 2%까지 떨어진다.

베트남 유력매체 탄니엔(Thanhnien)은 동남아시아의 근로자가 받는 최저임금은 실제 생활비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실질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생활임금(living wage)’은 현재 동남아 지역 최저 임금의 4배에 해당한다고 국제자선구호단체 옥스팜의 지난 7일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나단 홀스라그 브뤼셀자유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는 “젊은이들이 시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노동시장의 위기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적 스트레스와 불만감이 팽배할 경우 불안정과 국가주의 극단주의가 자라는 토양이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호주 경제지 오스트레일리안파이낸셜리뷰(AFR)는 26일 “청년 실업의 일상화를 타파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청년실업이 학교나 회사만이 맡은 문제가 아니라면서 미국의 견습생 제도 정책(Leveraging and Energising America‘s Apprenticeship Programs Act) 등 다양한 사회 정책을 시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외된 계층의 청년층의 고용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다양한 교육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호주통계청(ABS)의 9월 발표자료에 따르면 15세부터 24세까지 해당되는 호주 청년실업률은 성인의 2배 이상이며 취업한 경우에도 시간제 일자리 등 불완전취업인 경우 역시 성인의 두배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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