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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가습기살균제 성분 치약’ 파장 커지나?

아모레퍼시픽 ‘가습기살균제 성분 치약’ 파장 커지나?

기사승인 2016. 09. 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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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미지 타격 불가피...예상 밖 1회성 비용 증가 우려도
치약 브랜드 전체 매출 비중 미비하지만 화장품, 생활용품 브랜드 불똥 우려도
아모레 치약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포함돼 아모레퍼시픽이 환불 및 교환, 회수 조치에 들어간 치약제품.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위쪽)과 송염본소금잇몸시린이치약(아래 왼쪽부터), 송염청아단치약플러스, 메디안바이탈에너지치약.
아모레퍼시픽이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검출된 치약제품 11종에 대해 조건 없는 환불과 제품 교환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원료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론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로 발생할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시장 점유율 하락과 환불·교환 등에 따른 예상치 못한 일회성 비용 발생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치약브랜드가 포함돼 있는 매스코스메틱(MC) & 오설록 사업부문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632억원으로 전체매출 2조9285억원의 9%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MC & 오설록 사업부문의 매출비중은 10.4%(5008억원)를 기록했다.

치약시장의 연간 시장규모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아모레퍼시픽의 시장점유율이 26%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아모레퍼시픽이 치약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은 약 52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매출(4조7666억원)의 1.1% 수준으로 매우 미비하다.

치약 사업에 대한 아모레퍼시픽의 의존도는 극히 낮아 이번 사태에 따른 실적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원료관리 문제와 기업이미지 하락은 추가적으로 다른 생활용품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에 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지는 남아 있다.

아모레퍼시픽에게 가장 큰 부담은 원료관리 책임론이 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치약에 사용하는 계면활성제 ‘소듐라우릴설페이트’를 공급하는 미원상사는 해당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를 보존제로 사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원상사의 계면활성제를 치약제조에 사용하면서 이번 11개 제품에서 CMIT와 MIT가 검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치약성분에 CMIT와 MIT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CMIT와 MIT는 가습기살균제에 포함돼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지목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원료 공급을 받을 시 해당 제품에 대한 성분조사를 식약처에 신고하고 자체 검사를 통해 혹시 있을지 모를 사용금지 물질 사용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원료공급을 상시로 받는 것과 달리 성분 분석은 최초 거래전과 기간을 정해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식약처 기준에 맞춰 자체적으로 원료성분에 대한 검사도 따로 진행한다”며 “극소량의 경우 발견이 안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들은 이런 검사체계를 유지하는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료사와 계약을 맺을 당시 해당 성분을 검사는 하지만 매번 원료가 들어 올 때마다 실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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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성분분석 및 CMIT·MIT 성분이 포함된 것을 인지한 시기가 26일이라는 것과 그 전에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외에는 명확히 공개된 것은 없다.

아모레퍼시픽이 원료공급 계약당시 성분분석을 실시했는지, 아니면 원료공급업체에서 해당 성분내역이 누락됐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 여부에 따라 책임소재는 달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원료 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유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판매된 상황에 대한 불안심리가 자칫 아모레퍼시픽의 타 브랜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화학물질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히 소비자들 사이에 남아 있어서다. 이날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장 시작과 함께 전일대비 3.5%(1만4000원) 하락한 것도 이런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환불·교환 조치에 들어가는 비용문제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하고 있는 이익잉여금이 2분기 기준 2조9776억원에 달하고, 유동부채비율도 23.8%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 따른 표면적인 일회성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유통중인 문제 제품 물량과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물량에 대한 규모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에 해당 치약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피해보상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는 여지도 무시할 수없다. 여기에 문제가 된 계면활성제로 제조된 제품 출시 시기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교환 및 환불을 실시하기로 결정했지만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를 요구하는가에 따라 1회성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칫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등의 행동도 나올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부담은 원료관리 소홀에 따른 기업 이미지 실추로 화장품과 다른 생활용품 브랜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공식사과문을 내고 해당 제품에 대해 28일 오전 9시부터 구매처, 구매일자, 사용 여부, 본인 구매 여부, 영수증 소지 여부 등과 상관없이 가까운 판매처, 아모레퍼시픽 고객상담실(080-023-5454), 유통업체 고객센터를 통해 교환·환불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제품에 대해 원료관리를 비롯한 생산 전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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