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변하는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 0 |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의 국정감사에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원장직 수락 전 청와대나 교육부의 지시나 협조요청을 받았냐”고 묻자 “저는 목숨을 걸고 얘기하는데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다./제공=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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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기동 신임 한국학중앙연구원장(73)의 자질논란이 벌어졌다. 국정감사 도중에 화장실이 급하다고 자리를 뜨는 돌발행동을 하거나 야당 의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고 자꾸 “선생”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교문위 국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사학진흥재단, 사학연금공단, 한국장학재단, 대학교육협의회 등을 대상으로 야당 단독으로 이뤄져 엿새째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원장은 원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세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자 야당 의원들에게 고성을 질러 집중질타를 받았다.
이 원장은 유은혜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의원이 “원장 선임 과정에서 교육부의 지시나 협조요청을 받았냐”며 외부세력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를 하자 “그런 것이 없다. 당사자인 내가 가장 잘 알지 않느냐”며 흥분하면서 고성을 질렀다. 큰 소리로 항변하던 이 원장은 유 의원이 또 다시 질의를 하려 하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이 급하다”며 회의장을 이탈하는 돌발행동을 보였다. 이 원장은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제지에도 국감장을 이탈해 한때 의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신동근 더민주 의원은 화장실에서 이 원장이 “새파랗게 젊은 애들에게 수모를 당하고 못해 먹겠다”라는 발언을 한 것을 들었다고 해명을 요구하자 이 원장은 “그런 말은 안 했다. 사람이 많이 몰려드니까 제지하면서 왜 이러는 것이냐는 얘기는 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고 유 교문위원장이 급기야 정회까지 선언하며 진위를 따져 묻자 결국 이 원장의 비서가 해당 발언을 인정해 이 원장의 거짓된 답변과 불성실한 태도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 원장은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에게 자주 “선생”이라는 호칭을 써 항의를 받기도 했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지금 제자 같은 사람들한테 ‘선생’이라고 하는데 이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원장의 역사관도 자질논란에 불을 지폈다. 오영훈 더민주 의원은 한중연의 ‘대한민국 정체 확립과 근대화 전략’ 연구과제에 언급된 ‘공산폭도들은 제주 4·3사건을 일으켰다’라는 내용이 역사사실과 다르다고 질의하자 이 원장은 “남로당이 군간부를 살해하면서 이 사람들(주민들)이 휩쓸린 것”이라고 답했다가 양민학살을 부정하는 것이냐는 항의를 받았다.
이 원장의 부적절한 태도가 계속되자 야당 의원들은 이영 교육부 차관에게 “이 원장은 300억원의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한중연 원장으로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다”라며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 차관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국감 도중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보고를 한 뒤 돌아와 “(이 장관께서) 한중연 이사들과 해임 논란을 포함해서 논의하라고 얘기하셨다”고 답했다.
도종환 더민주 의원은 “이 원장께서 여기가 어디인지, 국정감사가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의원 질의에 호통을 치고 위원장의 허락도 없이 회의장을 이탈했다”며 “국회는 모욕죄로 형사적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장관께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