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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첫 주말…골프장 ‘한산’, 축제장 ‘북적’

‘김영란법’ 시행 첫 주말…골프장 ‘한산’, 축제장 ‘북적’

기사승인 2016. 10. 0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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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대신 등산"…성수기 골프장 안 차고 주변 식당도 '울상'
전국 곳곳 가을축제에 인파 몰려…유명산 등산객 '북새통'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후 첫 주말인 1일 가을 성수기임에도 전국 주요 골프장 예약은 감소하고 주요 산의 등산객은 증가하는 등 주말 나들이 풍경에 변화 조짐이 뚜렷했다.  


북한산 등 서울 인근 산은 물론 이날 46년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된 남설악 망경대 등 전국 유명 산에는 화려한 아웃도어 복장의 등산객이 몰렸고, 일부에서는 골프를 취소하고 등산으로 대신하는 모임도 눈에 띄었다.


또 전국 곳곳에서 지역 문화축제와 가을꽃 축제, 지역 특산 먹거리 축제가 열려 가을을 만끽하고 제철 음식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 '성수기' 골프장 예약 안 차고 주변 식당도 '텅텅'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주말을 맞은 경기 남부 주요 골프장은 가을 성수기임에도 대부분 예약률이 100%에 못 미쳤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첫 주말인 1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명문 회원제 골프장에서 골퍼들이 경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용인시 기흥구의 한 36홀 규모 회원제·대중제 겸용 골프장은 이날 회원제에 150여 팀이 예약, 평소의 90%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주 100여팀이 꽉찼던 대중제도 이날은 40여 팀에 불과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이맘때면 회원제는 풀 부킹이 되거나 못해도 160팀은 넘겨야 하고, 퍼블릭은 상대적으로 유동적이지만 절반도 예약이 안 돼확실히 많이 빠졌다"며 "연휴에다 김영란법 시행이 겹친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북부의 한 회원제 골프장은 예약은 대부분 찼지만 회원들의 골프장 이용과 예약 방식이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며 김영란법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회원제 골프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골프를 즐기는 회원으로 붐볐으나 경영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됐던 비회원 6팀의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그동안 회원들이 비회원을 데려와 라운딩을 즐겼는데 이번 주는 김영란법 때문에 아예 회원들로만 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며 "회원들로만 라운딩이 이뤄지면 골프장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골프장 예약이 감소하면서 골프장 주변 음식점을 찾는 손님도 눈에 띄게 줄었다. 남서울CC, 태광CC 등 유명 골프장과 가까워 골퍼들의 발길이끊이지 않았던 한 고급 음식점은 이날 예약을 한 팀도 받지 못했다.


음식점 측은 "골프 성수기에는 주말 점심에도 1층 36테이블, 2층 30테이블이 꽉 차서 번호표를 나눠줬는데 오늘은 예약이 하나도 없고 손님도 별로 없다"며 "저녁도 마찬가지로 김영란법 시행 이후부터 이처럼 손님이 확 끊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예약 감소 직격탄을 맞은 골프장과 달리 북한산과 전국 국립공원 등에서는 골프를 취소하고 등산을 왔다는 모임이 자주 눈에 띄어 김영란법이몰고온 주말 풍경의 확연한 변화를 실감케 했다.


관악산을 찾은 장모(57·경기 광명)씨는 "이달초 일찌감치 고교 동창들과 수도권에서 골프 월례회를 할 예정이었으나 김영란법에 발맞춰 모처럼 등산을 하자고 의견을 모아 부킹을 취소하고 등산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전국이 가을축제 마당…'보고 먹고 즐기고'
개천절 연휴 첫날인 이날 전국 곳곳에서는 열린 다양한 축제에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 깊어가는 가을의 멋과 맛을 즐겼다. 지역축제들은 저마다 전통과 특색, 별미를 내세워 관광객의 발길을 끌었다.  

30일 오후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열린 제16회 ‘산청한방약초축제’ 개막식에서 주요내빈들이 대형약탕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2016.10.1 /사진=산청군 제공, 연합뉴스

부산 관광 명소 자갈치시장에서 사흘째 열린 자갈치축제에는 다양한 수산물을 값싸게 맛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장군 철마면 장전천 들녘에서 이틀째 열린 철마한운불고기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도심 속 청정 자연공간에서 싱싱한 한우를 맛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는 이날 스님들 시장을 소재로 한 '팔공산 산중 전통장터 승시(僧市)'가 5일간 일정으로 열려 불교 신도, 관광객, 등산객 등 수천명이 발우공양, 불교의례 등을 체험하고 스님들이 만든 물건을 사며 축제를 즐겼다.


울산시 울주군에서는 국내 첫 국제산악영화제인 제1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과 신불산이 둘러싼 산자락 아래에서 개막돼 산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16회 곡성심청축제가 열린 전남 곡성군 섬진강 기차마을에는 2천500명의 관람객이 가을장미가 활짝 핀 축제장을 찾아 심청가 부르기 대회, 공양미 삼백석 모으기, 심봉사 체험 등 효녀 심청을 소재로 한 행사를 즐겼다.


2016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도 이날 막이 올라 진주성과 남강 주변에는 유등을 보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역시 이날 개막한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에도 이색 축제를 즐기려 관광객 수천여명이 몰렸다.


전국 곳곳의 먹거리 축제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 소래포구축제가 열린 소래포구에서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새우가 방문객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제철을 맞은 전어 굽는 냄새는 행인의 발길을 붙잡았다.


충남 서산시 지곡면에서는 제3회 서산뻘낙지먹물축제가 사흘 일정으로 개막, 어민들이 미리 풀어놓은 뻘낙지를 관광객들이 직접 잡아보고 인근에서 제철 낙지를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개천절 연휴 첫날인 1일 46년 만에 개방된 설악산 망경대(望景臺) 탐방로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등산객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만경대의 숨겨진 비경을 보려고 새로 개방된 탐방로를 찾아 산행에 나선 인파로 탐방로가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또 설악산에서는 46년동안 폐쇄됐던 망경대 둘레길이 이날 처음으로 개방돼 비경을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이번에 개방된 탐방로는 용소폭포∼만경대∼오색약수터 구간 1.8㎞로, 1970년 3월 설악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 망경대가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악산 국립공원 측은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등산객이 찾아와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며 오후 2시 현재 6천500여명이 망경대 탐방로를 찾아 산행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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