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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한진해운 리스크 줄면 뭐하나…대한항공, 계열사 탓에 ‘몸살’

[마켓파워]한진해운 리스크 줄면 뭐하나…대한항공, 계열사 탓에 ‘몸살’

기사승인 2016. 10.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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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계열사 지원 부담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가까스로 한진해운 리스크를 털어냈지만, 여전히 신사업 추진을 위한 계열사 지원이 계속되고 있어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상황이 전혀 넉넉지 않다는 것이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만 6조원에 달하고 있으나 한진해운 여파 등으로 신용 우려가 불거지며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은 호텔·레저 사업 대부분이 초기 단계인 만큼 추가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은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1000% 이하로 낮추지 못할 경우 1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즉시 상환해야 하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한진해운, 겨우 털었는데…계열사 지원 ‘부담’ 여전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2011년부터 주요 계열사에 지원한 자금이 3조22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한진해운에 지원한 자금만 680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추가 지원 우려는 일단락됐으나, 이 밖의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은 여전하다.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호텔·레저 사업 부문에 지원한 자금만 2조원을 넘어선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리조트사업을 위해 설립한 계열사 ‘왕산레저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8억원을 출자했다. 2012년부터 지난 4년간 지원한 금액만 총 863억원에 달한다. 인천 영종도에 항공엔진정비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계열사 ‘아이에이티’에도 694억원을 지원했다.

이 밖에 미국 LA에서 호텔 재건축 사업을 맡고 있는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에 유상증자를 통해 7152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왔다. 보증 및 담보로 제공한 자산도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대한한공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계열사 지원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호텔과 레저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대한항공이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재무 지원을 지속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당장 갚아야 할 돈 6조…“남 걱정할 처지 아냐”

현재 대한항공이 1년내 갚아야하는 단기 차입금만 총 5조6275억원에 달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한항공 총 차입금(16조3452억원)의 35%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갚을 자금 여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당장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 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8162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가 시급한 시점이나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대한항공은 1500억원 규모 1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아무도 응하지 않아 전량 미매각됐다. 지난 2월, 4월 발행한 총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95% 가량인 3810억원 어치가 미매각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이달 말 대한항공이 재추진하기로 한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대한항공은 30년 만기 영구채를 발행해 부채비율을 1000% 이하로 낮출 계획이었으나,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를 고려해 높은 금리를 요구하며 지난달 발행 계획을 취소했다.

만약 대한항공이 부채비율은 연말까지 1000% 이하로 낮추지 못할 경우, 현재 발행된 9400억원 규모의 원화 공모 회사채에 대해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즉시 상환해야 할 수 있다. 기관이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1082.16%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대한항공의 경우 2011년부터 회사채 부채비율이 애초 투자자와 약속한 수치를 넘어왔지만, 투자자들이 한번도 이 옵션을 행사한 적은 없다”며 “이에 무뎌진 대한항공은 올해 발행한 회사채의 경우 기준 부채비율을 1500%로 상향 조정하고 있는데, 언제든 공론화돼 터질 수 있는 위험요인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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