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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사태·현대차 파업… 대형 악재에 韓 수출 ‘비상’

갤노트7 사태·현대차 파업… 대형 악재에 韓 수출 ‘비상’

기사승인 2016. 10.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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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7 사태’와 현대자동차 파업 등 대형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한국 수출 부진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글로벌 호황기 때 몰랐던 수출 경쟁력의 총체적 부실이 경기 침체기를 맞아 불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 등에 이달 들어 10일까지 약 열흘 간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반토막 났고 무선통신기기는 30% 이상 감소했다. 재계 1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과 판매중단 사태가 벌어졌고 2위 현대차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에 이어 일부차종 리콜문제가 대두됐던 시기다.

한국 수출 증감률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월에도 반짝 플러스에 그쳤고 한 달만인 지난달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세계경제·교역 저성장과 미국 금리인상·자동차 파업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부진 지속 가능성 등 하방리스크로 인해 향후 수출을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달과 이달 발생한 수출 대기업들의 쇼크가 단순히 악재가 겹쳐 발생한 불운의 사태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 수출 경쟁력 저하 문제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은 자동차(-24.0%)와 무선통신기기(-27.9%) 감소가 아니더라도 과거 한국 수출의 효자노릇을 해온 선박(-13.6%)·철강(-4.1%)·석유제품(-13.4%)·반도체(-2.6%)·가전제품(-18.0%)까지 주력 수출 품목이 대부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으로 몸집 줄이기가 한창인 조선산업은 사상 최악의 수주 절벽에 시달리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철강산업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에 따른 관세 폭탄을 맞은 상태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차질까지 빚은 게 최근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과거 글로벌 호황기에 빠르게 성장을 구가했지만, 그 사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데는 실패했고 결국 저성장 시대를 맞아 그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에서 발생한 사태는 일시적 요인이지만, 기업들이 시장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힘이 부쳐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 팀장은 “지난해 4분기 수출이 많이 부진했었기 때문에 기저효과에 따라 수출 증가율 감소폭은 축소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글로벌전략연구단 부연구위원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중국의 초고속 성장기에 지리적 이점으로 한국이 성장을 구가했지만, 그 사이 경쟁국가와 차별화되는 특별한 경쟁력을 기르진 못한 것 같다”며 “고공성장 시대엔 알지 못했던 부족한 측면들이 이제 세계적 경기 침체가 진행되자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조 부연구위원은 “내수시장 동력도 부족한 상황이라, 수출 증가율 감소세가 반등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기준 한국의 아시아향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4% 줄었고 이 중 중국 수출은 16.8%, 일본 수출은 8.6% 감소했다 . 유럽 수출은 20.9%·북미수출은 23.1%·중동 수출은 29.4% 각각 감소했다.

한국 경제성장의 발판 역할을 하는 수출이 주춤하면서 주요 경제연구소들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 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도 최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내놨지만 이마저도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비좁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이 흔들리면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설 수밖에 없다”며 “총체적 난국을 맞기 전에 수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체질개선과 정부의 총력 지원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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