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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후판가 상승에도 철강사는 시큰둥

[취재뒷담화]후판가 상승에도 철강사는 시큰둥

기사승인 2016. 10. 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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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고로출선
“후판 가격 상승한다지만 효과는 글쎄요….”

적자 판매 등을 이유로 줄곧 후판(주로 선박 등에 사용되는 6mm 이상의 두꺼운 강판) 가격 인상을 주장해 온 철강업계지만 이번 후판 가격 인상에도 덤덤한 반응입니다.

최근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철강업체들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와 후판 가격을 놓고 벌인 개별협상을 통해 가격을 5만원 정도 높이기로 했습니다. 올 상반기 50만원 초반에 후판을 공급해온 점을 고려하면 10% 정도 인상한 셈이지요.

하지만 철강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실제 가격인상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원료탄(고로에 쓰이는 석탄)은 주로 중국과 러시아·호주 등에서 들여오고 있는데, 호주 원료탄 가격은 지난 12일 톤당 226달러를 기록하며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원료 가격 상승분을 감안하면 이번 후판 가격 인상분은 마진 개선을 노리기엔 부족한 수준입니다.

후판시장 수요의 약 70%를 차지하는 조선사들의 수주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도 걱정입니다.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어차피 건조하는 선박량이 적으니 조선업체들이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입니다. 최근 경북에서 열린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에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등 세계 주요 조선업체 최고경영자들이 모인 가운데 이들은 현 조선업 위기의 원인을 과잉공급으로 꼽고, 생산력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후판 수요는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조선업 부실이 철강업으로 이어지며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의 철강업계를 향한 구조조정 압박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강재 개발과 건설업 등 수요 다변화는 물론 설비 생산량 조절 등에 이르기까지 품질·시장성을 높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방안 마련에 철강업체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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