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미국 대선]패배한 클린턴, 득표수는 더 많아…‘역사상 5번째 선거인단·민심 불일치’

[미국 대선]패배한 클린턴, 득표수는 더 많아…‘역사상 5번째 선거인단·민심 불일치’

기사승인 2016. 11. 10. 10: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PAP20161020163401034_P2
2016년 제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전체 득표수(popular vote)에서 더 많은 표를 얻고도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번의 미 대선에서 2번째, 역사상 5번째로 일어난 일로 전체 득표율과 무관하게 각각의 주를 대표하는 선거인단 수(electoral vote)로 승패를 가르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CNN,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개표가 92% 진행된 9일 오후(현지시간) 클린턴이 득표수 5983만여 표·득표율 47.7%로 5961만여 표·47.5%의 득표율을 얻은 트럼프보다 약 21만 표 앞섰다. 그러나 선거인단 수에서는 트럼프가 당락의 기준인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클린턴보다 74명이나 더 확보해 압승했다.

가디언은 개표 상황에 큰 변동이 없다면 클린턴이 지난 2000년도에 이어 민심과 대선 결과가 불일치하는 두번째 경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00년 대선서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보다 전체 득표수가 53만표·득표율은 0.5% 앞섰으나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배했다.

보도에 따르면 역사적으로는 이러한 일이 클린턴까지 총 5번에 이른다.

1824년 미 대선에서 앤드류 잭슨이 존 퀸시 애덤스(6대 대통령)에게 1876년 새뮤얼 틸든이 러더포드 헤이스(19대 대통령)에게 전체 득표수는 높음에도 패배했다. 1888년에는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벤저민 해리슨(제23대 대통령)에게 역시 득표수와 상관없이 선거인단 수로 인해 패배했다.

이같은 선거인단 간선제는 연방제와 각 주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미국의 전통을 반영한 제도다.

하지만 민의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정 주에 선거운동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게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1700년대에 만들어진 제도로 현 시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인들의 과반 이상(63%)이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대통령 직선제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트럼프 그 자신도 2012년 “선거인단 제도는 민주주의에 재앙”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대선제도 개혁 논의는 1934년 미 상원에서 대통령 직선제로 바꾸자는 법안이 불과 2표 차이로 부결된 후 큰 정치적 방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또한 현대 정치사에서 전체 득표에서 패배했어도 승리한 후보의 정당이 모두 공화당 소속으로 현재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은 더욱 제도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할 전망이다.

미 대선제도를 살펴보면, 8일 투표일은 제도 상으로는 유권자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자신들을 대변해 대선후보에게 표를 던질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투표다.

실제로 형식적이기는 하나 내달 19일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주의 유권자들을 대표하는 선거인단이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공식 선출한다.

대통령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며, 선거인단은 인구 비례에 따라 배정되기 때문에 주마다 선거인단 수가 다르다.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하고 워싱턴DC와 나머지 48개 주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뽑는다. 주별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어 이긴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싹쓸이한다.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무조건 승리한다.

이때문에 전국 득표율과 선거 승패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